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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에 부메랑"/靑, 사과요구 일축 우 "호재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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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에 부메랑"/靑, 사과요구 일축 우 "호재될 수도"

입력
2004.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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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전날에 이어 5일에도 "어제와 달라진 것이 없다"며 야당의 사과 요구를 일축했다. 우리당 역시 "(탄핵)할 테면 해 보라"는 식이었다.여권의 이런 고자세는 어디서 비롯됐을까. 정치권 관계자들은 "탄핵안을 발의하면 여권보다는 야당이 안아야 할 역풍이 더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일부 여권 관계자는 "탄핵은 총선을 코앞에 두고 다시 야당의 분열을 불러올 수 있는, 여권으로선 호재일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한다.

실제로 여권 핵심부는 탄핵을 놓고 야당 안에서 이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을 놓치지 않고 있다. "야당 내부에서도 부당성을 지적하는 소리가 많은데 여론은 오죽하겠느냐"는 나름의 자신감이 엿보인다.

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전날 "탄핵을 발의하는 순간 민주당은 망한다"고 장담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야권 내부의 이견에 주목, 한나라당과 민주당 소장파의 '반란'을 부추겨 야권의 적전분열을 유도하려는 고도의 전술로 해석할 수 있다.

청와대의 판단도 정 의장과 비슷하다. 한 핵심 관계자는 "탄핵을 발의하면 선거 구도는 더욱 좋아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탄핵정국에서 대통령의 사전선거운동 논란은 퇴색하고 오히려 대통령과 야권의 선명한 대립 구도가 형성돼 친여 성향 유권자의 결집을 가져오지 않겠느냐"는 기대 섞인 전망이다.

물론 이런 막연한 낙관론에 대한 여권 내부 경계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시각을 거꾸로 해 야권이 내부 이견을 잠재우고 총체적으로 힘을 모아 탄핵을 밀어붙이고 실제 탄핵 소추가 이뤄져 대통령 권한이 정지되는 상황이 오면 여론이 마냥 대통령을 동정하는 쪽으로만 흐르겠느냐"는 지적이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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