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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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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아 스타이넘 /캐롤린 하일브런 지음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인 저자가 세계 여성운동사에 한 획을 그은 페미니스트 글로리아 스타이넘(70)의 일대기를 정리했다. 약혼자와의 사이에서 원치 않는 임신을 했다가 중절수술을 한 경험을 통해 '여성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스타이넘의 고민은 시작됐다. 자유기고가로 활동하면서 플레이보이클럽 '버니걸' 잠입취재를 한 데 이어 여성단체 레드스타킹과의 조우로 페미니즘에 눈을 뜬다.

스타이넘은 여성의 권리 주장을 위해 전국여성정치회의를 창립하고 잡지 '미즈'를 창간하는 등 여성운동의 상징으로 활약해왔다. 아름다운 외모 때문에 격렬한 투쟁이 가려지기도 했지만,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워온 그의 열정은 지금까지도 식지 않고 계속된다. 윤길순 옮김. 해냄 2만4,000원.

몬트리올의 붕어빵 장수 /이노우에 고 지음

"누구나 기회가 오면 한쪽 발만 걸어놓는다. 당신은 나머지 한쪽 발을 뗄 용기가 있는가?" 저자의 소년 시절 마음을 뒤흔들었다는 이 말은 그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평범한 청년이 용기를 갖고 이뤄낸 작은 성취가 돋보이는 책이다. 일본 와세다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뒤 잘 나가던 회사원이었던 그는 서른살 되던 해 1999년 캐나다 몬트리올로 건너간다. 붕어빵 가게를 열기 위해서다.

수중엔 10만 엔이 전부였고 연고도 없고 영어는 물론 불어도 못했지만 그는 치즈, 초콜릿, 스파이시 붕어빵을 개발해 처음엔 배타적이었던 사람들을 단골손님으로 만들었다. 불운도 적지 않았지만 "내 심장은 강하고 뜨겁다"며 새로운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저자의 도전의식이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지은이의 숨결이 가깝게 느껴지는 세계시장 성공기. 오근영 옮김. 이마고 9,800원.

그리스 로마 신화와 서양 문화 /윤일권·김원익 지음

그리스·로마 신화 읽기 열풍이 불면서 관련 서적이 쏟아지고 있다. 그리스·로마 신화를 다룬 책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동화나 만화부터 신들의 계보를 정리한 '신통기'의 원전 번역까지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의외로 그리스·로마 신화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과 그것이 서양 문화에 끼친 영향을 제대로 짚고 있는 책은 흔치 않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단순히 인간을 닮은 올림푸스 12신의 모습을 그려낸 이야기나 판타지가 아니다. 성경과 더불어 서양 문명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텍스트다. 그렇기에 '인류학적·문화사적 배경을 고려하지 않고 이야기에만 열중하는 신화는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다'는 이 책 저자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신화 속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도 그것들이 문학, 심리학 등 서양 문화의 각 부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검토했다. 문예출판사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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