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와 현대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주총을 앞두고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총에서 두 기업 모두 기존 경영진이 경영권 방어를 할 가능성이 높지만 패자측이 소집할 임시 주총이나 내년 주총이 경영권과 관련한 본격 대결장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외국계 펀드인 소버린자산운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SK(주)는 5일 현재 SK(주)주식 3.60%를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을 포함해 20여 기관들의 지지를 확보했다. 이로써 SK(주)의 우호지분은 40%를 넘어선 반면 소버린측의 우호지분은 소버린측 15.10%와 템플턴(4.98%) 지분을 포함 23.13%에 그치고 있다. 12일 주총을 코앞에 두고 양측이 소액주주 등을 상대로 의결권 위임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어 양측의 우호지분은 조금씩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주총에서 보통 의결권을 행사하는 비율이 전체 주식의 85%이내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주총 표 대결에서 SK(주)측이 어느 정도 승기를 잡은 셈이다. 이 경우 SK(주) 이사회는 최태원 회장과, 신헌철 SK가스 부사장, 유정준 SK(주) 전무 등 사내 이사 3명과 임기가 남아 있는 기존 사외이사 한영석 변호사, 박호서 연세대 교수외에 이번에 새로 추천된 조순 전 부총리 등 5명을 포함 모두 10명으로 구성된다.
물론 SK(주)가 주총에서 승리한다고 해서 분쟁이 완전히 끝나는 것은 아니다. 소버린측이 올해 꾸준히 지분을 확보, 최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주총에서 재선임을 하지 않고 사실상 경영권을 장악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주총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 달 말로 예정된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서도 현대그룹측이 다소 유리한 입장이다. 현재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측의 우호지분은 30.05%에 달한 반면 KCC(금강고려화학)측은 16.12%에 그치고 있기 때문. 현대그룹측은 그룹 장악력 강화를 위해 5일 현 회장을 현대아산과 핵심계열사인 현대상선 이사로 선임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범현대가가 가지고 있는 지분 15.4% 가운데 10%이상이 KCC측의 우호 지분인 것으로 알려져 소액 주주들의 표심을 얻을 경우 KCC측의 승리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설사 KCC측이 이번 주총에서 진다 하더라도 이미 천명한 8.01%의 공개매수에 성공한 뒤 추가 지분 매입을 통해 5월말 이후 임시 주총을 소집할 방침이어서 경영권 분쟁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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