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죽도 밥도 안된 조기유학" 저자 김희경씨 인터뷰/"가려면 제대로 알고 떠나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죽도 밥도 안된 조기유학" 저자 김희경씨 인터뷰/"가려면 제대로 알고 떠나라"

입력
2004.03.06 00:00
0 0

"1년 반 동안 2억원을 썼는데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았어요. 두 아이가 겨우 영어로 말하고 읽을 수 있게 된 것에 비하면, 동양인이라고 차별당하면서 받은 상처와 고생은 너무 큰 손실이었어요." '죽도 밥도 안된 조기유학'(새로운사람들 발행)의 저자 김희경(42)씨는 조기유학 얘기가 나오자마자 머리를 절레절레 흔든다. 광고회사 마케팅 리서처로 근무하다 2001년 8월 두 아들과 함께 용감하게 미국으로 달려간 그는 2003년 1월 무참하게 환상이 깨진 채 돌아와야 했다고 고백했다."제가 귀국한다고 하니 가까이 지내던 유학생 엄마들이 대부분 저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어요. 고생도 고생이지만 같은 실수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책을 써서 알려달라고 하더군요."

김씨 가족이 머물렀던 곳은 뉴저지 주 북쪽의 버겐 카운티. 그는 페어리디킨스 대학 어학과정에 등록했고, 두 아들은 공립초등학교의 5학년과 2학년에 편입시켰다. 미국 학교에만 가면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저절로 영어를 배우고, 문화도 여유 있게 즐길 수 있으리라는 그의 꿈은 그러나 첫날부터 여지없이 무너졌다.

"1년 반 동안 우리 가족을 괴롭힌 것은 학교 숙제였어요. 매일 내주는 숙제에 3∼5시간씩 매달리다 보니 식구들이 밤 12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어본 적이 없었어요. 과목마다 내주는 숙제를 세 번 하지 않으면 낙제시키니 도리가 없었죠."

그는 특히 "알파벳만 겨우 알고 있던 둘째 아이는 학교에서 바보 취급을 받은데다 동양인 차별이 심하다 보니, 나중엔 성격까지 공격적으로 변해버렸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게 1년 정도 심각한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여름방학때 4주간 캠프를 다녀온 후에야 아이들은 영어 말문이 터지면서 겨우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결론은 조기유학이 무조건 나쁘다는 게 아니라 '가려면 제대로 알고 떠나라'는 것. "영어를 현지에서 배우는 게 가장 효과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또 한국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그러나 "엄청난 비용, 마음 고생, 가족 희생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이 정도로 유학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에 있는 친척의 도움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조기유학 생활은 1년 동안이 가장 힘들고, 3년 넘으면 그런대로 안정됩니다. 10명중 1명 정도는 흔히 말하는 좋은 대학에도 간다고 합니다. 하지만 상당수 아이들과 가족은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받고, 가정이 해체되는 경우도 봤습니다. 가정 형편, 아이와 보호자의 능력과 의지, 치밀한 준비 중 한가지만 빠져도 조기유학은 그릇된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 조기 유학에 대한 오해와 김희경씨의 조언

미국 가면 저절로 영어를 배운다?

피눈물 나는 노력이 없으면 안된다

아이들을 많이 놀게 해준다?

엄청나게 많은 숙제를 내주는 곳도 있다

어릴 때 갈수록 좋다?

초등학교 4, 5학년때 2년 정도 있다가 대학원 때 다시 가는 게 이상적

과외가 없다?

각종 과목과 체육활동을 위해 월 평균 150만원 정도 소요

미국 교사는 선물을 안받는다?

크리스마스, 학기말, 스승의날 등에 선물을 하지 않는 학생이 없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