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녹색사민당 등 진보정당이 이번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진보정당들은 "물론"이라고 호언한다. 여기서 민노당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원내 입성은 물론 15석 이상 자신있다"며 기염을 토한다.이 같은 장담의 근거는 바뀌는 투표제도다. 이번 총선엔 국회의원 선거로는 처음으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 투표제가 도입된다.
2002년 6·13지방선거에 참여했던 유권자들은 광역의원 투표 때 한번은 후보자에게, 한번은 정당에게 투표했던 기억이 날 것이다. 종전처럼 지역구 출마 후보에게 1표를 던지는 것과는 별도로,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따로 1표를 투표하는 것이다. 당시 민노당은 광역의원 득표율은 2.5%에 그쳤지만 광역의원 비례대표, 즉 정당지지에선 8.1%의 득표율을 보였다. 후보자 투표는 유력정당에 하더라도 정당 투표는 '선심 쓰듯' 민노당을 찍은 유권자가 많았다는 얘기다. 바꿔 말하면 그간 민노당의 족쇄였던 '사표방지심리'에서 유권자들을 해방시킨 것이다.
아직 미정이지만 비례대표를 56석으로 가정할 때 지방선거 득표율을 대입하면 4∼5석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민노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3%의 지지율을 보였던 당시에도 이 정도였는데, 현재 지지율이 배 이상 올라 15%대의 득표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김종철 대변인은 "15% 득표로 9∼10석은 무난하다"고 자신했다.
민노당은 9일부터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 20명(남11명)을 대상으로 순번을 매기는 당원 투표를 실시한다. 이문옥 전 감사관, 단병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천영세 부대표 등이 공천을 신청했다. 여성으론 심상정 전 금속노조 사무처장, 소설가 송경아씨, 서울대생 이주희씨의 이름이 눈에 띈다.
지역구에서도 민노당은 125명의 후보를 내보내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이중 권영길 후보가 출마하는 경남 창원을과 구청장 출신 조승수, 김창현 후보가 출마하는 울산 북·동구 등을 자신한다.
녹색사민당도 희망에 부풀어 있기는 마찬가지다. 정당지지 200만표(8%대)와 원내 10석이 목표다. 장기표 대표가 출마하는 서울 동작갑과 한국노총 울산지역본부 신진규 의장이 출마하는 울산 울주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러나 역풍도 만만찮다. 민노당은 지지층이 겹치는 열린우리당측의 견제가 부담스럽다. 선거막판 지역주의 광풍이 다시 몰아치면 "비례대표 한자리도 아깝다"며 정당 투표마저 몰아주기 심리가 발동할 수 있기때문이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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