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창당에 안희정씨의 불법자금 2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밝혀졌다. 안씨가 김원기 고문측에 전달한 이 돈은 그가 여기저기서 받아 관리한 것으로 드러난 48억원 이외의 다른 돈일 개연성이 있다. 여택수 전 청와대 비서관이 롯데쇼핑으로부터 받은 2억원을 안씨에게 건넸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 것만 봐도 그렇다. 어느 돈이 어느 돈인지를 구태여 알고 싶지도 않다. 열린우리당 창당자금의 입출금 내역을 따지는 일도 이 마당에선 덧없다.의원들의 모금으로 창당자금을 충당했다는 당시의 주장은 국민을 속인 뻔뻔스러운 거짓말이 아니고 무엇인가. 정동영 의장은 당장 당사를 옮기고, 준 쪽에 돌려주기 위해 법원에 2억원을 공탁한다고 했지만 뒤늦은 호들갑일 뿐이다. 그 이전엔 모르는 것으로 하다가 사실이 공개되자 급한 김에 벌이는 '이벤트'에 불과해 보인다. 또 한번의 기만이 아닌가.
이제 와서 김 고문으로부터 차입한 돈이라고 회계 상의 합리화를 꾀하는 것은 더욱 옹색하다. 당 간판인양 주장했던 개혁이 고작 이 모양이니 정치가 온전한 구석은 눈을 씻고 봐도 없을 판이다. 여씨가 받은 돈은 당선 후의 소위 축하금이었다. 집권 실세들, 그것도 386인사들이 권력을 배경으로 거리낌 없이 불법자금을 챙겼고, 그 자금을 여권 내에서 서로 나누어 쓴 것을 이번 사건에서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일부가 새 정치를 하겠다는 신당의 창당자금에 동원된 것이다.
막후에서 더러운 구태를 서슴지 않았으면 깨끗한 도덕성을 제일의 기치로 자랑하지 말았어야 한다. 선관위가 적발한 불법선거운동이 열린우리당에 가장 많은 사실은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그런데도 대통령은 불법을 무릅쓰고 이런 당을 지지한다고 공언한다. 국민을 뭘로 아는가라고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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