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셰익스피어, 서커스를 만나다/국립극장 내달1일부터 "셰익스피어 난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셰익스피어, 서커스를 만나다/국립극장 내달1일부터 "셰익스피어 난장"

입력
2004.03.06 00:00
0 0

셰익스피어와 난장(亂場)? 아니면, 서커스 묘기를 보여주는 셰익스피어?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4월1일부터 5월26일까지 열리는 세계명작기행 '셰익스피어 난장'은 21세기 한국이라는 '지금, 여기'로 준비한 셰익스피어 축제다.

'여러 사람이 뒤섞여 마구 떠들어 대는' 난장과 셰익스피어가 과연 어울릴 수 있을까. 서커스 묘기와 춤, 그리고 노래를 곁들인 셰익스피어는 너무 발칙한 것이 아닐까. 그러나 이 행사를 주도한 이가 바로 국립극장 예술감독 이윤택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것이다. '맥베스' '햄릿' '리어왕'을 연출하며 한국적 설화와 춤, 음악으로 파격의 셰익스피어를 만들어 온 그 아닌가.

'동방의 햄릿''한여름 밤의 꿈''리어왕' 등 대표적 셰익스피어의 희·비극 5편을 올리는 이번 축제는 '난장'이라는 주제어로 모든 것을 말한다. 무대는 국립극장의 야외극장인 하늘극장(660석)이다.

이윤택 감독은 "셰익스피어극의 공연무대인 글로브 극장은 지붕 없는 원형이며 '싱싱한 야외극'에는 이런 열린 형태의 극장이 더 맞다"고 말했다. 객석과 무대를 뚜렷이 구분한 현대식 프로시니엄 무대가 아닌 원형 야외극장에서 관객과 배우의 교감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참여 극단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댄스 시어터 동랑, 극단 노뜰, 극단 여행자, 루트21(뮤지컬 '십이야'), 연희단거리패. 모두 배우의 신체 언어에 각별히 공을 들이는 '난장지향' 극단들이다.

다섯 작품 모두 셰익스피어의 권위가 주는 무거움을 훌훌 벗어내고 뮤지컬('클럽 하늘' '십이야')과 쇼의 양식으로 '지금, 여기'의 셰익스피어를 보여줄 예정이다. 가장 파격이 큰 작품은 '클럽 하늘'로 국내 유일의 서커스단으로 꼽히는 동춘 서커스단이 가세한다. 노래와 춤, 마임, 마술을 곁들이고 관객에겐 술을 나눠준다. 독특한 신체 언어로 셰익스피어에 도전한 극단 노뜰의 '동방의 햄릿'과 극단 여행자의 '한여름 밤의 꿈'은 각각 아비뇽 페스티발과 폴란드 말타, 콜롬비아 페스티발에 초청될 만큼 보편성을 인정받은 작품. 루트 21의 뮤지컬'십이야'도 별나다.

이윤택 연출의 '리어왕'은 젊은 극단의 이단적인 네 작품에 비하면 정통에 가깝다. 탁월한 무대 장악력을 자랑하는 전성환이 리어왕을 맡아 잘 훈련된 연희단거리패와 함께 나선다.

이윤택 감독은 "셰익스피어를 고급스럽게 무대에 올린 건 100년밖에 안 된 전통"이라며 "셰익스피어의 본질은 대중극"이라고 이번 축제의 뜻을 설명했다. 서커스와 쇼, 춤과 노래로 난장을 벌이고, 무대와 객석의 구분을 없애는 것도 셰익스피어를 대중의 자리로 데려 오겠다는 그의 의지의 반영이다. (02)2274―3507∼8.

/이종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