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이후 최대의 민간인 희생자를 낸 아슈라(애도의 날) 이라크 연쇄폭탄테러의 배후를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라크측은 치안업무를 소홀히 한 미국의 책임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알 카에다의 고위간부로 알려진 요르단 출신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37)가 치밀하게 계획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존 아비자이드 미 중부사령관은 3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 출석, "알 자르카위가 이번 테러의 배후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1월 알 자르카위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밀메모를 주요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해외의 알 카에다 고위간부에게 전달하기 위해 작성한 이 메모에서 그는 미국, 쿠르드족, 이라크치안부대, 시아파를 4대 공격목표로 적시하고 있다. 특히 시아파와 수니파, 후세인 산하 군벌 엘리트의 갈등조장을 내전의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오사마 빈 라덴과 같이 알 자르카위가 수니파 신도라는 점과 이 메모에서 시아파가 '적과 내통하는 장애물' 등으로 적대시되고 있는 것도 과격 수니파 단체의 시아파 공격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슬람 과격단체 안 사르 알 이슬람을 이끌고 있는 알 자르카위는 1966년 요르단의 빈민촌인 자르카에서 출생했다.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에서 빈 라덴과 함께 구 소련저항운동에 본격적으로 가담했으며, 2001년 미국의 아프간 전쟁 때 부상, 한쪽 다리를 절단했다. 그는 2002년 10월 요르단의 미국 외교관 암살자로 지목되면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미국은 지난 해 10월 그를 현상수배 했으며, 이라크 테러가 급증한 지난 달 중순 그의 현상금을 2배 올려 1,000만 달러로 조정했다.
2002년 5월 바그다드에서 요르단 현지 가족과 통화한 것을 마지막으로 알 자르카위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미국은 현재 그가 이라크 북부지역에 은신해 있으며, 이번 테러도 그가 진두지휘한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 정보기관 등은 "알 자르카위는 이란과는 가깝지만 빈 라덴과는 천적관계"라고 말했다. 이라크의 한 무장단체도 최근 팔루자에 배포한 성명서를 통해 "의족을 한 알 자르카위는 미군의 폭격을 피하지 못해 오래 전에 사망했으며, 비밀메모는 미국이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AP통신이 4일 보도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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