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Weekzine Free/출발! 2박2일-통영 사량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Weekzine Free/출발! 2박2일-통영 사량도

입력
2004.03.05 00:00
0 0

겨울의 자취는 물러갔지만 봄의 얼굴은 여전히 희미하다. 여행하기에 애매한 때다. 이런 때에는 개성 있는 주제를 택하는 게 좋다. 섬여행과 섬산행을 함께 하는 것이다.경남 통영시의 사량도로 향한다. 풋풋한 어촌의 인심을 느끼면서 거친 산행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서울의 남산 정도만 올라봤던 뾰족구두 아가씨는 사절이다. 작은 섬에 있는 작은 산이지만 간이 오그라드는 험한 산행이다. 그러나 미끄럽지는 않다. 기본적인 등산장비만 챙기면 된다. 손으로 잡고 오르내리는 구간이 많다. 바위나 쇠난간에 잘 달라붙는 장갑을 잊지 말자.

⊙ 준비

1박은 경남 고성군 고성읍이나 통영시로 정한다. 고성에는 숙박시설이 그리 많지 않다. 읍내에 궁전모텔여관(055-674-2010) 늘봄산장여관(674-0051) 도이모텔(673-8126) 등이 있다. 통영에는 대형 숙박시설이 많다. 충무마리나리조트(645-7001)가 대표적. 충무비치호텔(642-8181) 충무관광호텔(645-2091) 통영관광호텔(644-4411) 등이 고급 숙소이다.

2박은 당연히 사량도이다. 사량도 수협에서 운영하는 사량섬유스호스텔(641-8247, 8)이 편하다. 방의 크기에 따라 3만~10만원까지 받는다. 유스호스텔은 대규모 단체 손님을 받으면 방이 모자란다. 그러나 민박집도 많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사량면사무소(650-4810~2)나 인터넷 사량면사무소 홈페이지를 찾으면 민박집 소개를 받을 수 있다.

낚싯대도 챙기자. 사량도는 천혜의 바다 낚시 포인트이다.

⊙ 출발(금요일 오후 6시)

대전-진주 고속도로를 타다가 진주인터체인지에서 남해고속도로 광주 방향으로 우회전, 사천 나들목에서 빠진다. 사천공항을 조금 지나면 왼쪽으로 고성행 33번 국도가 나온다. 이 길로 계속 가면 고성읍, 통영시가 나온다. 서울 기준으로 4시간30분~5시간. 통영시청 문화관광과 (055)640-5731.

⊙ 사량도행(토요일 오전 6시30분)

사량도행 배는 두 곳에서 출발한다. 도산면 오륜리의 가오치 도선장(055-647-0147)과 통영여객선터미널이다. 배의 횟수와 운항시간으로 볼 때 가오치 도선장이 유리하다. 오전 7시30분부터 2시간 간격으로 하루(동절기) 5차례 운항한다. 약 40분 걸린다. 요금은 성인 3,800원, 자동차는 소형 승용차 기준 1만2,000원이다.

가오치항은 통영시와 고성읍 중간 지점에 있다. 33번 국도는 도산면을 지난다. 면소재지에 삼거리가 있고 서쪽으로 77번 국도가 있다. 이 길을 타고 5㎞쯤 가면 가오치 도선장이다. 가오치에서 사량도의 금평선착장에 도착하면 8시 30분 정도. 바로 산행 준비에 들어간다.

⊙ 지리산 산행(오전 9시)

사량도는 3개의 유인도와 8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다. 큰 섬은 상도와 하도인데, 지리산은 상도에 있다. 지리산의 원래 이름은 지리망산이다. 정상에 서면 지리산이 보여서 그렇게 불리다가 ‘망’자를 떼어 버렸다. 해발 397㎙로 낮은 산이지만 지리산의 골격을 닮아 험하다. 짧은 시간에 오르지만 능선 종주는 시간의 꽤 걸린다.

보통 섬의 북쪽 끝마을인 내지에서 출발한다. 포구 주차장에 차를 놓고 배가 도착할 때마다 출발하는 섬마을 버스를 탄다. 하산하면 포구 주차장이다. 1인당 1,500원으로 버스 요금이 조금 비싸다. 내지에 도착하면 버스 운전기사가 등산로 입구를 알려준다.

약 30분 오르면 주능선. 여기까지는 그리 힘들지 않다. 그러나 능선 종주는 진땀을 빼게 한다. 밧줄을 타고 올라가는 코스, 거의 수직에 가까운 계단을 내려오는 코스, 바위벽에 설치한 손잡이를 잡고 버둥거리며 지나가는 코스 등 5~6시간은 잡아야 한다. 하산하면 오후 2~3시이다.

⊙ 사량도 여행(오후 3시)

사량도에는 일주도로가 있으나 절반만 포장돼 있다. 운전에 자신이 없으면 포장된 구간만 욕심을 낸다. 드라이브 내내 눈은 바다쪽으로 쏠린다. 무척 아름답다. 서쪽 언덕에 차를 3~4대 세울만한 공간이 있다. 일몰 포인트이다. 앞에 있는 작은 섬은 수우도, 육지처럼 큰 섬은 남해도이다. 그 너머로 태양이 진다.

사량도 금평선착장 인근에는 식당이 여럿 있다. 싱싱한 회를 판다. 주인에게 물어본다. “혹시 돌멍게가 있냐?”고 돌멍게는 정말 돌처럼 생겼다. 껍질이 두껍다. 속은 멍게처럼 먹는다. 두꺼운 껍질에 소주를 부어 약 1분 기다렸다가 마신다. 바다 속에서 익은 술이 이런 맛일까? 묘한 맛이 난다.

⊙ 통영 혹은 고성 여행(일요일 오전 7시30분)

사량도에서 가우치 도선장으로 향하는 첫배는 오전 8시30분에 출발한다. 통영과 고성은 경남의 경승(景勝)이 많은 곳. 시간상 두 곳을 모두 둘러 볼 수는 없다. 미리 결정하고 행선지를 정한다. 통영에는 해저터널, 남망산조각공원, 청마문학관, 충렬사, 달아공원, 통영대교 등이 있다. 욕심을 부린다면 해금강, 외도, 소매물도를 경유하는 유람선(유람선터미널 055-645-2307)을 탈 수도 있다.

고성에는 당항포관광지, 연화산도립공원, 장산숲 등이 있다. 특히 아이들과 동행했다면 상족암군립공원에 들르는 것도 좋다. 공룡발자국이 널려 있는 곳이다.

집으로 돌아올 때에는 갔던 길을 되짚어 온다. 휴일이면 경부고속도로 대전-옥천 지역과 서울 진입로 부근이 항상 정체이다. 느긋한 마음으로 천천히 돌아온다.

/글ㆍ사진 권오현기자 k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