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제품으로 승부를 건다.' 부산에 있는 마경산업(주)은 최근 착용할 때 더운 공기를 밖으로 배출해주는 기능을 추가한 유럽형 승마 헬멧인 'Hi-lite Gold'을 개발했다. '승마를 하면서 헬멧을 썼을 때 나는 열기와 땀으로 머리가 뒤범벅이 되는 것을 방지해볼 수 없을까'라는 단순한 생각에 착안해 공기 순환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다. 이 같은 아이디어 제품 개발로 종업원이 5명인 이 회사는 올해 30억원 이상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도둑 잡는 엘리베이터 감시기
내수침체 등으로 생사기로에 놓여 있는 중소·벤처기업들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아이디어 제품으로 불황을 넘고 있다.
경기 평촌에 있는 벤처기업 (주)한기술이 세계 최초로 최근 개발한 엘리베이터 영상 감시 장치인 'OSD'는 일명 '도둑잡는 감시기'로 불린다.
엘리베이터 안에 도둑 등 위험인물이 타고 있다고 판단이 될 때 '방범모드'를 작동시키면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각 층마다 멈춰서 문을 여닫기 때문이다. 경비원 등이 출동해 도둑을 잡을 시간을 벌게 해주는 것이다.
기존 제품이 단순히 엘리베이터 내부 화면만 보여주는데 반해 OSD는 엘리베이터가 몇 층에 멈추는지, 고장 발생시 어떤 고장이 났는지 등도 자동으로 알려준다. 이 회사 김석근 이사는 "최근 엘리베이터 강도 등이 빈발하고 있어 도둑을 잡을 수 있는 감시기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기술 개발을 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기존 엘리베이터 제어기 가격이 2,000만∼3,000만원대인데 반해 이 제품은 70만원대다.
공기청정기에도 아이디어 봇물
최근 '웰빙'바람과 함께 대기업까지 뛰어든 공기청정기 분야에서도 중소기업의 아이디어 제품이 눈에 띈다. 경기 일산에 있는 (주)에어비타는 음이온 방출 공기청정기를 개발하면서 창업에 성공한 업체다.
1초에 1,860억개의 전자를 방출하여 오염된 공기를 정화한다. 뿐만 아니라 보통 우리 몸에 유익한 음이온 농도가 공기 1㎤당 1,000개 정도인데 반해 이 회사 제품은 이보다 950여배나 많은 95만6,600개의 음이온을 유지한다. 이 회사는 이 한가지 아이템만으로 지난해 3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에는 30억원의 매출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바이오닉스도 기존제품에 공기오염도 측정 및 오염상태 표시 등의 기능을 추가한 공기청정기를 개발해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또 다른 아이디어 제품인 휴대용 피부관리미용기인 '디오네'로도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1초에 100만번의 초음파 미세진동과 이온 등을 이용한 복합기능으로 온열 작용은 물론 모공 속에 있는 노폐물을 배출시켜 줘 여성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전기 사용하지 않는 가습기
경기 용인의 (주)가이아모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공기 중에 존재하는 잠재열을 통해 발생하는 자연대류를 이용하는 필터식 가습기를 개발해 불황을 이겨내고 있다. 소음이 없고 청소가 필요 없을 뿐 아니라 동력가습기에서 흔히 발생하는 석회가루(백분현상)가 나타나지 않아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관계자는 "불황을 이기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좋은 것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 제품을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접근하는 것"이라며 "대부분의 중소 기업들은 아이디어는 있어도 신제품 개발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상품화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중진공 제품개발실을 찾아 도움을 받으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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