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공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참여정부 첫 여성 차관인 박선숙(사진) 환경부 차관은 취임 일주일째인 4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차관회의에 처음 참석, "'환경부 며느리' 생활이 어떠냐"며 인사를 건네는 동료 차관들에게 똑같은 대답만 되풀이했다. 그의 대답대로 박 차관은 요즘 '정치색'을 벗고 '환경 동네 며느리'가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서 정부과천청사까지 1시간30분 거리이지만 새벽부터 서둘러 오전 7시30분이면 어김없이 자리에 앉는다. 3·1절과 일요일에도 청사에 나와 자리를 지켰다. 취임식을 마다하고 이메일로 환경부 직원들과 취임메시지를 주고받아 화제가 됐던 박 차관은 근무시간의 대부분을 업무파악에 할애하고 있다. 각 실·국과 산하기관 관계자들이 매일 사무실로 찾아가 과제물을 한아름씩 던져놓고 간다.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던 공무원 사이에선 "스마트하고 적극적인데다 성실하다"는 평이 솔솔 나오고 있다.
환경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곽결호 장관의 '박 차관 감싸기'도 각별하다. 2일에도 곽 장관은 국민들이 환영할 만한 바닷모래 채취 허용 조치를 박 차관이 발표하게 했다. 대신 환경부의 업무 실책에 대한 해명은 고스란히 곽 장관이 맡았다. 좋은 일에는 박 차관이, 궂은 일에는 곽 장관이 나서면서 "일은 장관이, 공은 차관에게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