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정원’에서 대청 호반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각양각색의 허브 맛을 느끼는 봄나들이, 선비의 글 향기를 음미하며 시원한 광천수에 몸을 담그는 짜릿함이 함께 하는 여행.최근 행정수도의 유력 후보지로 떠오른 충북 청원군이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청호를 끼고 청원군 문의면에 자리잡은 대통령의 여름별장인 청남대가 지난해 4월 일반인에게 개방된 이후 이곳을 찾는 상춘(賞春) 인파가 날로 늘고 있다.
※ 출발 오전 8시
청원군 전체를 둘러보려면 하루로는 빠듯하지만 빨리 움직이면 크게 아쉬움없는 여정을 만들 수 있다. 청주에서 속리산으로 넘어가는 길에 자리잡은 청원군 미원면 옥화자연휴양림 일대의 옥화9경도 이름 높지만, 대청호 일대를 둘러보는 것만으로 하루 코스로 손색없다. 경부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청원 IC에서 빠져나온다.
※ 상수허브랜드 오전 10시 30분
첫 목적지는 상수허브랜드. 청원 IC에서 나온 뒤 곧바로 좌회전하면 간판이 있어 찾기 쉽다. 상수허브랜드는 허브 관광농원 1호이자 국내 최대 허브단지. 허브를 보고 즐기면서 구입도 하는 허브의 종합선물세트 격이다. 씨없는 수박을 개발했던 육묘 박사 이상수씨가 운영하는 이곳은 2만여평의 면적에 야외 정원, 실내 온실, 식당, 쇼핑샵 등을 갖추고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허브는 2,500여종. 이 중 550여종이 이곳에서 저마다 독특한 향과 모양새를 뽐낸다.
야외정원의 허브는 아직 제철을 맞지 못했지만, 3,000여평에 이르는 유리온실 덕택에 사시사철 허브의 향취에 젖을 수 있다. 아름답게 꽃을 피운 허브 터널을 거닐고 허브 차를 마시며 한껏 분위기도 낼 수 있어 가족 뿐 아니라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좋다. 철갑상어가 유영하는 공룡연못, 소나무 분재 등도 구경거리다. 최근 대만, 동남아 등지에도 많이 알려져 해외 단체 관광객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입장료는 성인기준 개인 3,000원. 단체 2,000원. (043)277-6633~4
※ 꽃밥 점심 낮 12시
상수허브랜드에서 즐길 수 있는 또 한가지는 ‘꽃밥’. 이곳에서 개발한 꽃밥은 산나물 대신 각종 허브 식물을 밥과 함께 비벼 먹는 일종의 허브 비빔밥이다.
안나 로즈마리, 스위트 바이올렛, 레몬 타임, 세이지 등이 알싸하면서 쌉싸름한 맛과 향을 낸다. 김치국이나 고추장, 된장국에도 허브가 첨가돼 이색적인 식사가 된다. 6,000원~2만원.
※ 청남대 오후 1시 30분
청주 방향의 40번 국도를 타다 척산 삼거리에서 공군사관학교 방향으로 우회전. 이후 대청댐ㆍ청남대행 표지판을 계속 따라 가면 된다. 30분 정도 걸린다. 유의할 점은 문의사거리에서 청남대 방향이 아니라 문의면으로 가야된다는 점이다. 예약된 단체 차량이 아닌 일반차량은 청남대에 들어갈 수 없고 문의면 파출소 앞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해야한다. 3월부터 오후3시까지 청남대 입장이 가능하다. 입장료는 성인기준 5,000원, 셔틀버스 왕복 요금 2,000원. 청남대 관리사업소 (043) 220-5678
청남대는 대청호와 어우러진 경치가 아름답고 볼거리도 많다. 명성에 조금도 손색이 없다. 우아하게 뻗어난 조경수 4,000여 그루와 130여종, 20여만본의 야생화가 오밀조밀 가꾸어져 거대한 수목원을 방볼케 한다. 대통령이 묵는 본관은 816여평의 2층 건물. 외관은 화려하지 않지만 대통령의 침실과 거실, 식당, 집무실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900여m에 이르는 산책로는 김영삼 대통령이 조깅장소로 즐겨 이용하던 곳. 산책로 주변엔 골프장으로 사용되는 잔디밭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야생화들도 봄기운을 맞아 탐스러운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산책로 끝에는 김대중 대통령 때 만들어진 초가정이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 대청호 전망이 가장 좋은 곳이다. 청남대 전체를 둘러보는데 2시간 정도 걸린다.
※ 문의문화재단지 오후 4시
대청댐으로 수몰된 마을 유적들을 이전해 조선시대 모습으로 복원한 작고 아담한 민속촌이다.
1980년대 대청댐이 들어서면 수몰된 마을이 문의마을. 예부터 선비가 많이 나와 마을이름에도 ‘문’자가 들어갔다. 문의문화재단지는 1992년 사라진 문의마을의 문화 유적을 이전하는 한편, 조선시대의 마을의 모습을 재현 복원한 곳이다. 작은 규모의 민속촌 격이다.
문의현의 객사(客舍)인 문산관을 비롯해 전통가옥을 이전해왔고, 주막집, 토담집, 대장간, 성곽 등을 재현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대청호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잡아 경관이 일품이다. 입장료 무료. 청원군 문화공보과 (043)251-3226
※ 초정약수 오후 6시
세종대왕 안질 고치고 세조 피부병 낫게 한 신비의 그 초정리 광천수로 아쉬운 하루 여정 마무리.
청원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초정리의 초정약수다. 문의면에서 청주시를 거쳐 36번 국도를 타고 가다 초정리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50분 가량 걸린다.
초정리 일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초정약수는 세종대왕이 안질을 고치고, 세조는 피부병을 치료했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유리탄산, 칼슘, 나트륨, 중탄산, 칼륨 등이 다량 함유된 광천수로 목욕물로도 이용된다. 사우나 후 뼈 속까지 시원해지는 차가운 광천수에 몸을 담그면 정신이 번쩍 든다. 하루의 여정을 마무리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광천수 목욕탕 중 초정약수스파텔(043-210-9900~4)이 유명하다.
/청원=글ㆍ사진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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