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연수제일감리교회에는 장애인 신도가 160명이나 된다. 전체 신도(3,000여명)의 5%인 그들은 마음 편히 예배를 보고, 비장애인과 스스럼 없이 어울린다. 예배당 문턱을 없앴고, 비장애인들이 자신들의 승용차와 교회 차로 그들을 태워 교회를 오간다. 학생들이 장애인의 휠체어를 타고 장난을 칠 정도로 가깝게 지낸다. 문턱 만이 아니라 장애인, 비장애인의 마음의 벽도 허물었다.# 부산 호산나교회는 2000년부터 입양운동을 펴고 있다. "하나님이 우리를 양자 삼으신 것처럼 우리도 고아를 입양하자"는 뜻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국내 가정의 15%가 불임인데도, 유난히 혈연을 중시하는 풍토 때문에 국내 입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황수섭 목사를 입양 담당 목사로 임명했다. 그 역시 쌍둥이를 입양했다. 입양 가정은 현재 14 곳으로 아직은 부진한 편이지만 다른 교회에서도 따라 하는 등 이 운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이웃과 함께 하는 교회, 물량주의를 거부하는 교회, 자금 내역을 훤히 드러내는 교회 등을 찾아낸 사람은 이의용(52) 교회문화연구소장이다. 그가 펴낸 '세상에는 이런 교회도 있다'(시대의 창, 9,800원)에는 그가 10여년 전부터 찾아낸 68곳의 '이런 아름다운 교회들'이 소개돼 있다.
부산의 남도교회는 주민과 함께 하는 교회다. 당감시장 입구에 있는 이 교회는 대형 할인점 때문에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자 2002년부터 그들을 돕고 있다. 특별 헌금을 모아 시장 푯말을 세우고 장바구니를 배포했다. 수요일 낮에는 재래시장 물건 팔아주기 운동을 전개했으며, 급기야 물건 값 깎지않기 운동을 폈다. 그 과정에서 신도들은 상인과 하나가 됐다.
경남 함양군 안의면 황곡리에서는 일요일마다 '스피커 예배'가 열린다. 주민들이 농사일로 예배 참석을 어려워하자 그곳 구세군 교회가 마을 어귀에 스피커를 달아 예배를 중계한다. 주민들은 농사를 지으면서 설교를 듣고 찬송가를 부른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소음 공해 시비를 걸지 않는다. 마을주민에 대한 교회의 봉사 때문이다. 노인들에게 안경을 해주고, 영정 사진을 만들어주고 온천여행도 함께 했다. 한번은 비가 많이 내려 출하 직전의 양파가 썩게 되자, 경기 부천시 소사동의 아파트 부녀회와 연결해 직거래장을 마련, 모두 팔았다.
종교가 화목한 가정문화 조성에 힘쓰는 것은 당연한 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 큰나무교회는 1년 중 1주일 동안 TV 안보기 운동을 편다. TV가 가족대화를 막는다는 생각에서다. 교회는 대신 신도들이 화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시간표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강북구 수유동의 새출발교회는 이혼한 사람들이 함께 여행, 산책 등을 하면서 서로를 위로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 40쌍 정도가 새로운 가정을 이루었다.
교회 확장 경쟁 속에서도 예배당 없이 살아가는 서울의 주님의교회와 경향교회, 헌금의 65% 이상을 이웃에게 내주는 청주 중부명성교회, 주 5일 노숙자와 실직자 700여명에게 점심을 제공하는 대구 서문교회도 있다. 이의용 소장은 "어려운 조건에서도 열심히 목회와 사회활동을 하는 교회가 많다"며 "잘하는 교회를 격려하고 칭찬하면 다른 교회도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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