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하이 교민사회에는 '상하이 드림'을 이루기 위해 이주하는 한국인이 점점 늘고 있다. 한·중 수교 초기 상하이 이주자는 사업 확장이나 무역을 위해 파견된 주재원이 대다수였다면 최근 2∼3년간은 '묻지마 이주자'가 많아지고 있다.상하이 드리머가 늘어나면서 교민의 주류도 초기 주재원 위주에서 개인 사업가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들 대다수는 초기 자본 투자가 적고 뚜렷한 기술 없이도 가능한 무역업, 소매업, 요식업 등 서비스업에 투자한다. 그래서 일부 업종에서는 과열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한 이주자는 "한국이나 다른 선진국과 비교할 수 없는 낮은 세금, 편리한 생활 여건, 같은 동양인이라는 동질감, 국내의 급변하는 정책 등으로 상하이로 이주했다"며 "아이들 교육 문제도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들 이주자는 중국에 대한 인식 부족과 언어 장벽, 문화 차이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하이에서 자영업을 하는 K씨는 "상하이 드림으로 이주한 사람들은 처음에는 편리한 생활에 일시적인 만족을 느끼지만 1년 동안 한국적인 생활 방식과 사고 방식, 언어 문제, 인식 차이 등으로 시간을 소비한다. 2년째가 되면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아이템을 찾아 다니지만 결국은 본인의 적성, 전문 분야와 맞지 않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자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중국의 13억 인구를 모두 소비자로 착각해 무조건 이주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은 자기가 거주하는 지역이나 한국인이 밀집한 동네로 소비자층이 좁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상하이에는 한국인 및 교포 약 5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한 동네 수준의 소비자 규모이다. 위험과 실패율도 높다. 중국을 잘 아는 대만인도 상하이에서 사업에 실패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시장 분석이 미흡한 상황에서 창업할 경우 실패율은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사업 시작 후에도 후유증이 적지 않다. 비용 절감을 위해 사장이 직접 발로 뛰어다녀야 하며, 생활비 문제도 큰 근심거리다. 주변에 친지, 친구 등 도움의 손길을 바랄 수 있는 대상도 매우 한정되어 있다.
어디나 그렇겠지만 철저한 준비와 시장 조사가 없는 묻지마 이주는 부작용이 클 수밖에 없다. 중국인 파트너와의 불화, 직원 문제, 치열한 경쟁 등으로 1∼2년 만에 사업을 접는 드리머도 상당수다.
상하이에서 한국 교민의 지위가 높지 않아 더욱 그렇다. 소규모 업체일수록 중국 정부의 법률적·행정적 제재가 많으니 상하이 드림은 현실임을 직시해야만 한다는 점을 꼭 충고해 드리고 싶다.
윤 소 영 중국 /상하이 저널 편집국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