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오미환 기자의 왈왈/외부공연으로 채운 재개관 페스티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오미환 기자의 왈왈/외부공연으로 채운 재개관 페스티벌

입력
2004.03.04 00:00
0 0

1년 만에 다시 문을 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올 한해 공연은 화려하다. 재개관 페스티벌의 전야제를 장식한 2월 28, 29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비롯해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성 토마스 합창단, 이탈리아 푸치니 재단의 오페라 '나비부인', 볼쇼이 발레단, 키로프 발레단, 뉴욕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소프라노 홍혜경, 정명훈이 지휘하는 오페라 '카르멘'….굵직굵직한 공연은 세종문화회관으로 몰려서 상대적으로 그동안 한국의 공연 메카 노릇을 해온 예술의전당이 초라해 보일 지경이다. 그런데, 서울시향 등 세종문화회관 소속 9개 단체가 잘 보이지 않는 게 이상하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과 KBS·경기도립국악관현악단의 합동무대, 서울시합창단의 하이든 '천지창조' 공연이 눈에 띌 뿐이다.

서울시향이 재개관 오프닝 콘서트로 준비하던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은 지휘자 곽승씨가 해촉되는 바람에 무산됐다. 무용단은 단장이 공석이라 올해 뭘 할지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5월 9일까지 계속되는 재개관 페스티벌 중 대부분은 세종문화회관이 직접 제작하거나 준비한 게 아니고, 외부 공연을 끌어들여 채운 것이다. 그러다 보니 벌써 사고도 하나 생겼다. 4월로 예정된 창작 오페라 '하멜'이 취소된 것이다. 이 공연을 하겠다던 화희오페라단(대표 강윤수)이 제작비를 마련하지 못해 일단 8월로 연기했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공동주최자로 나선 세종문화회관의 공신력이 추락하게 생겼다.

재개관 페스티벌의 이른바 '명품' 은 티켓 값도 세다. 가장 비싼 자리가 빈 필 35만원, 나비부인 30만원, 볼쇼이발레 20만원이고, 2등급, 3등급 자리도 20만원 이상이다. 조수미가 출연하는 볼로냐 오페라의 '리골레토' 는 최고 20만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명품을 보려면 허리가 부러질 지경이다.

개보수를 마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음향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게 좋아졌다. 그러나 아무리 집을 잘 고치면 뭘 하나. 운영이 미숙하면 헛일이다. 낡은 집을 잘 고치고, 잔치하는 집에 대고 재뿌리는 소리나 하자니 즐겁지 않다.

하나 더. 1·2층 객석 의자에 설치된 액정화면은 애물단지가 될 것 같다. 내 자리의 것을 꺼도 남의 자리에 켜진 것이 환히 보이니 전부 끄지 않는 한 공연에 몰두하는 데 방해가 될 것이 틀림없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