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시원하게 뚫렸습니다."(서울시) "여전히 교통지옥인데 무슨 소린가요."(시민들)서울시청 앞 교통체계 전면 개편 이틀째인 3일, 출근길 혼잡이 수치상으로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막힌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첫 날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극심한 정체에 시달렸던 서소문로는 전날에 비해서는 원활한 소통을 보였지만, 오전8∼9시 사이 통행속도는 시속 11.7㎞로 여전히 이 일대에서 가장 정체가 심했다. 숭례문∼세종로 사거리에 이르는 태평로 구간도 시속 12.6㎞로 전날보다 1.4㎞ 빨라졌지만 여전히 더딘 운행을 보였고, 을지로는 전 구간 평균 시속이 전일 대비 19.2%나 감소돼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시청 방향 통행속도는 전날보다 1.5㎞ 빨라진 시속 16.8㎞로 집계됐다. 시 관계자는 "오늘은 시청 유입 교통량이 전달 수준인 1만2,300대로 늘었는데도 시청 일대 운행속도가 원활했다"며 "운전자들이 적응하고 신호운영 시스템이 제때 조정됐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여전히 출근길 어려움을 호소하며 시의 교통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지하철 을지로 입구 역에 내려 광화문에 있는 직장까지 택시를 이용한다는 직장인 정모(29)씨는 "아무리 막혀도 평소 기본요금을 넘지 않는데 오늘은 요금이 2,100원이나 나왔다"며 "오히려 어제보다 길이 더 막혔다"고 말했다. 택시시가 김모(58)씨도 "남대문로로 우회하는 차량들이 많아 옛날에는 시원하게 잘 빠지던 이곳이 상습정체 구간이 됐다"며 "교통체계를 바꾸려면 대대적으로 정비를 해야지 시청 부근만 바꾼다고 문제가 해결되겠냐"고 지적했다.
시 홈페이지에 ID '대중교통'으로 글을 올린 한 시민도 "오늘도 남산3호터널에서 광화문까지 완전히 주차장이었다"며 "청계천 공사가 마무리된 다음에 해도 될 일을 이렇게 벌려놓고 다음 주차장 예정부지는 또 어디로 잡아놓았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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