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마라도나' 최성국(21·울산·사진)이 자신의 별명대로 마라도나 수준의 드리블 능력을 입증했다. 올림픽대표팀의 재간둥이 최성국이 이날 보여준 환상적인 드리블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 마라도나가 잉글랜드전에서 4명의 수비수를 제치고 골을 터트리는 장면을 연상케 했다. 특히 스피드가 일품이었다. 두 명의 수비수가 공을 몰고 가는 최성국을 잡지 못했다.최성국은 경기 초반부터 중국진영 좌우를 종횡무진 휘저으며 위협적인 돌파와 슈팅으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공을 오래 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상대 진영을 휘저으며 수비를 집중시키는 역할을 잘 해냈다.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비던 그는 후반 36분 진가를 유감없이 입증했다. 하프라인부터 무려 40m를 단독 드리블로 치고 들어간 뒤 상대 페널티 지역에서 두 명의 수비수 사이로 절묘한 왼발 패스를 찔러줘 조재진(수원)의 결승골을 견인한 것. 최성국은 이 한 번의 장면으로 온 국민을 열광시켰고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최성국은 지난 1월 펼쳐진 제3회 카타르 친선대회에서 2골을 뽑아내 MVP에 선정됐을 정도로 올림픽팀의 '공격 첨병'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한때 드리블이 길어 패스 타이밍을 놓친다거나, 독불장군식 플레이를 한다는 이유로 김호곤 감독의 질책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자신의 '장기'이면서 동시에 '약점'이 된 드리블도 삼간 채 팀플레이를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중국전을 앞두고도 "나의 모든 것을 버리고 팀의 일원으로 돌아오겠다"고 강조했지만 결국 자신의 드리블 마술로 만리장성을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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