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사 사이토 아키라(齋藤明·70·사진) 사장이 3일 자신이 납치돼 감금 당했던 경위와 소감을 밝힌 글을 마이니치에 실었다.사이토 사장은 1월 31일 집 근처에서 마이니치신문사 계열사인 한 호텔에 커피 재료를 납품하다 계약이 해지된 데 불만을 품은 업자 등 6명에게 자동차로 납치됐다가 2시간 만에 풀려났다. 범인들은 2월 7∼8일 체포됐고 경찰과 마이니치사는 이들이 기소된 2월 27일 각각 기자회견을 통해 이 사실을 공표했다.
'피해자로서 생각하는 것'이란 제목의 글에서 사이토 사장은 범인들이 자신을 발가벗겨 사진을 찍은 뒤 '경찰에 신고하면 세상에 뿌리겠다'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진이 뿌려져 창피를 당하는 것은 견딜 수 있지만 숨기면 무엇보다 소중한 독자들의 신뢰를 잃는다고 생각해 풀려난 뒤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외 공표가 늦어진 데 대해 "나와 가족의 인권을 보호 받고 싶어 기소 때 공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처음으로 범죄 피해자가 돼보니 피해자의 고통스런 입장, 인권의 무거움을 문자 그대로 뼈저리게 느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사이토 사장은 "취재 신청이 쇄도하지만 일부 주간지는 흥미본위로 내 인권이나 명예는 고려하지 않는 질문을 한다"며 "같은 보도 종사자로서 서글프기 짝이 없다"고 고충을 털어 놓았다.
사이토 사장은 "'보도의 자유'를 앞세우다 보면 피해자가 경찰 신고를 주저할 수 있고 이른바 '보도피해'가 결과적으로 범인의 목적을 보완해줄 수도 있다"며 "이번 사건에서 체득한 귀중한 교훈을 앞으로 마이니치신문의 보도에 살려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글을 맺었다.
마이니치측은 글 게재와 관련, "사진 회수 등 완전 해결을 위해 보안을 바라는 피해자 입장과 독자에 대한 보도기관의 설명책임 사이에서 공표시기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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