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남편 격려에 용기… 미팅은 글쎄요"/58년만에 梨大 "기혼신입생" 기성화·전영미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남편 격려에 용기… 미팅은 글쎄요"/58년만에 梨大 "기혼신입생" 기성화·전영미씨

입력
2004.03.04 00:00
0 0

"결혼했다고 공부 못하나요? 오히려 도움이 되면 됐지…"지난해 금혼학칙이 폐지된 이화여대에 '아줌마 입학생'이 등장했다.

기성화(28·초등교육과 1년)씨와 전영미(32·약학부 1년) 등 기혼여성 2명이 지난달 26일 이 대학에 입학해 등교를 시작했다. 이대에 기혼여성 입학은 1946년 금혼학칙이 제정된 이후 58년만의 일이다.

2001년 9월 결혼해 10개월 된 딸아이를 둔 기씨는 2002년 10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임신한 몸으로 대입 수능시험 공부를 시작했다. 기씨가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건 남편의 적극적인 권유 덕분이었다. 기씨는 "아침마다 아이를 대신 챙기고, 내 도시락까지 싸주며 뒷바라지해 준 남편이 없었다면 공부는 엄두도 못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혼이 공부에 방해가 되던 예전과 달리 요즘 여성들은 오히려 결혼 후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은 시대변화 속에서 이대의 금혼학칙 폐지는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중견 의류업체 과장으로 일하다 사표를 던지고 2002년 4월부터 대입 공부를 시작한 전씨 역시 대학 합격의 공을 남편에게 돌렸다.

지난해 5월 수능 학원에 다니던 중 남편과 결혼한 전씨는 "신혼여행도 미룬 채 결혼식 다음날에도 밤 10시까지 학원에서 자율학습을 해야 했지만 남편은 오히려 그런 나를 격려하고 지원해줬다"며 "새내기로서의 캠퍼스 생활과 함께 신혼의 달콤함도 이제부터 누려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혼학칙 폐지이후 복학해 손녀 뻘인 학생들과 공부하는 할머니 선배들을 보며 힘을 얻었다"며 "앞으로도 많은 아줌마들이 용기를 내 이화여대의 문을 두드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