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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 정치 아무리 혐오스럽다지만… 민간 파수꾼 "구인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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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 정치 아무리 혐오스럽다지만… 민간 파수꾼 "구인難"

입력
2004.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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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명 정도 예상했는데 지원자가 겨우 30여명밖에 되지 않으니, 정말 맥빠지네요." 공명선거실천시민협의회는 지난달 11일부터 29일까지 4·15 총선에서 부정선거 감시 및 캠페인 활동 등을 도와줄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1989년 설립돼 현재 69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공선협은 홈페이지에 공고도 내고 교통비와 식대까지 제공하겠다는 '당근'까지 내걸었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지원자 수는 단 30여명. 공선협 김종호 자원봉사위원장은 3일 "지원자 수가 예상을 밑돌아 모집 기한이 지났지만 계속 지원을 받기로 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시민사회단체들이 깨끗하고 투명한 선거를 위한 갖가지 캠페인과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지만 최근 더욱 노골화한 정치권의 구태에 염증을 느낀 시민들의 직접 참여가 어느 때보다 저조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흥사단이 운영하는 투명사회운동본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투명사회운동본부는 이번 총선에서 특정 지역을 선정, 출마자로부터 투명한 선거를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뒤 지속적인 감시를 하는 '클린존'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이 캠페인을 위해 흥사단은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4월1일부터 후보들을 밀착 감시할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14일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카페까지 마련해 놓고 참여를 기다리고 있지만 현재까지 회원수는 단 3명에 불과하고, 게시물 조회도 10건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민규 간사는 "인력확보가 미미하지만 남은 기간 어떻게든 참여를 적극 독려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밖에 한국YMCA연맹도 회원들을 대상으로 1만여명 규모의 '유권자 시민감시단'을 계획하고 있지만 실제 적극 참가하는 회원들은 1,000명에도 못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총선시민연대의 '정치3악 추방본부'도 기존 회원들 외에 새로운 참가자들을 찾기 힘든 실정이다.

2,000∼3,000명 규모의 자원봉사단을 모집, '무보수 선거 자원봉사운동'을 벌이겠다고 나선 한국청년협의회와 볼런티어21도 비상이 걸렸다. 9일까지 지역별로 자원봉사 운동본부를 발족하고 온·오프라인을 통한 대대적인 홍보로 자원봉사자 모집에 나설 계획이지만 목표대로 시민들이 참여해줄지 미지수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최근 정치권의 행태들을 보면서 시민들이 정치에 대해 무관심을 넘어 혐오감까지 갖게 된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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