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총선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우리당이 지난 1월 전당대회를 계기로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보다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게 선거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우리당이 민주당을 최고 20% 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작년 말까지만 해도 '소수 여당'으로 3당 신세를 면치 못했던 우리당이 단시일내에 민주당과의 격차를 벌이게 된 것은 "정동영 의장 체제 이후 한나라당과의 양강 구도 형성에 대체로 성공한데다, 민생 정치 등으로 유권자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각종 정책과 이슈를 선점하는 여당 프리미엄도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민주당은 '호남 지역주의'에 의존하려는 습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조순형 대표 체제 이후 인적 쇄신 및 개혁공천 등이 당내 반발로 좌절되면서 지지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고려대 임혁백 교수는 "민주당이 구태의연한 호남당의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조순형 대표가 당내 기득권 세력과 공조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면서 다른 지역은 물론 호남 내에서조차 당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정당 지지도 추이가 총선 결과로 그대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대선과 달리 총선에선 지역 인물 구도와 지지층 결집력에 따라 승부가 판가름나고, 여론조사 과정에서 실제 정당 지지자들의 표심이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재석 광주 경실련 사무처장은 "각 당에서 어떤 인물을 내놓는가가 총선 결과를 가름하는 잣대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리서치의 한 관계자는 "우리당 지지층은 지지 의사를 제대로 밝히지만, 민주당 지지층은 속마음을 숨기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전략적 투표' 여부에 따라 양당의 희비가 갈릴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선거가 '한나라당 대 우리당', '한나라당 대 민주당'의 양강 구도로 고착될 경우 한나라당의 제 1당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호남 출신 유권자들이 한 쪽을 밀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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