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와 산수유가 탐스럽게 피어나고 봄바람은 살랑살랑 볼을 부빈다. 겨우내 움추렸던 마음이 들뜨기 시작하는 계절. 상춘객들도 들썩이기 시작했다. 올해의 봄맞이는 어디가 좋을까. 한국관광공사가 '3월의 가볼만한 곳' 4군데를 선정했다.해국의 풍광에 취해… 거제 지심도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인 거제도는 주변에 60여개의 섬을 거느리고 있다. 그 중 너비 500m, 길이 1.5㎞의 작은 섬인 지심도(只心島)는 섬 자체가 봄의 전령사다. 섬 전체가 동백나무로 뒤덮여 동백섬으로도 불리는 곳. 3월 초중순이면 동백꽃이 만개해 봄의 싱그러움을 전한다. 특히 산책길 위로 동백나무들이 터널을 형성해 장관을 이룬다. 매서운 해풍에서 피어나는 동백꽃의 정취에 절로 빠져든다. 동백꽃의 수분을 돕는 동박새의 지저귀는 소리도 정겹다. 장승포의 지심도행 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20분가량 걸린다. 섬에서 민박도 가능하다. 거제의 대표적 명소인 외도, 해금강을 함께 구경하면 알맞다. 거제시 관광안내소 (055)639-3399, 지심도 안내 (055)682-2233.
역사의 향기를 따라 남한강 옛절터
복잡한 일상을 떠나 역사의 봄 향기를 따라가는 테마여행이다. 강원도 원주, 경기 여주, 충북 충주 등 남한강을 따라가며 인적이 드문 폐사지를 돌아보는 코스다. 웅장했던 사찰은 사라지고 없지만 절터엔 부도와 탑 등 국보급 유물이 아직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원주시 문막IC 부근의 거돈사지와 법천사지는 통일신라시대 창건된 고찰. 유물발굴조사중인 법천사지엔 국보급의 지광국사현모탑이 위용을 자랑한다. 잘 정비된 거돈사지는 삼층석탑과 천년의 느티나무가 어울려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든다.
인근 여주군 북내면의 고달사지와 신륵사, 좀 더 남쪽으로 내려온 충주시 소태면의 청룡사지 등도 함께 둘러볼 곳. 고요하면서 때론 적막하기도 한 폐사지에서 스스로를 차분하게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다. 원주시 문화체육과(033)741-2721, 여주군 문화관광과(031)741-2544.
추억·낭만·레저·식도락의 패키지 강촌 유원지
학창시절 MT의 추억, 청량리에서 춘천까지 달리는 통일호 열차의 낭만, 삼악산 등산과 구곡폭포까지의 자전거 하이킹, 문배 마을의 천연 산채비빔밥과 도토리묵…. 강촌 유원지의 풋풋한 매력이다. 추억과 낭만과 레저 등이 골고루 어울린 영원한 젊음의 안식처다.
청량리에서 강촌역까지 기차를 타면 1시간 20분 정도. 1970∼80년대 분위기의 운치 있는 강촌역 주변엔 음식점과 카페, 민박 등이 밀집해있다. 자전거를 타고 구곡폭포에 이르면, 봄의 숨결로 해빙된 시냇물 소리가 반갑게 울려 퍼진다. 30분 정도 산길을 오르면 나오는 문배마을은 산채비빔밥과 도토리묵, 동동주를 즐길 수 있는 식도락의 명소. 북한강의 아름다움에 빠져보는 삼악산 입구까지의 강변 산책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봄날 정경이다. 강촌유원지 관리사무소(033)261-0088.
봄바람 가득한 강진만 바다 기행
산과 들과 바다의 그윽한 풍경들이 어우러진 강진만 바다. 봄바람이 불면서 산천초목들이 꽃내음을 물씬 풍기기 시작했다. 칠량∼대구∼마량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따라 늘어선 풍경은 일품명광(一品明光)의 고장답게 봄햇살로 더욱 싱그럽다. 다산초당과 김영랑 생가,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핀 백련사 등 문학과 역사의 향기도 아련하다. 천태산은 남도 산해국의 전망대. 제암산, 부용산, 월출산, 주작산, 두륜산 등 남도 명산을 모두 짚어볼 수 있다. 여기에 옛 고려청자도요지와 산중고찰 정수사, 상록수림이 울창한 까막섬 등 강진에서 3월 춘풍의 참 맛을 만끽할 수 있다. 제대로 돌아볼려면 3∼4일은 족히 걸린다. 강진군 문화관광과(061-430-3223)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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