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한증(恐韓症)은 영원하다'(김호곤 감독)'중국 축구사를 새로 쓰겠다'(선샹푸 감독)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이 3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SBS TV 중계)과 2004아테네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첫 경기를 벌인다. 한일전의 뼈아픈 패배를 딛고 마무리 훈련을 해온 김호곤호는 '멀티플레이어' 박지성(아인트호벤)의 합류로 한결 짜임새를 갖춘 데다 자신감까지 회복, 결전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반면 공한증을 깨기 위해 4년 넘게 한솥밥을 먹으며 담금질 해온 중국은 무서운 상승세를 앞세워 이번만은 한국의 벽을 넘어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김호곤 감독은 박지성을 이번 한중전의 키플레이어로 활용할 계획이다. 선샹푸 감독이 '올림픽 수준'을 뛰어넘는 선수라고 평가했듯 박지성의 가세는 리더부재로 고심하고 있는 김호곤 감독에게는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다.
김감독은 첫 경기의 중요성과 정보유출을 감안한 듯 선발 라인업을 함구하고 있다. 김감독은 "전형은 3―4―3과 3―4―1―2중 하나이지만 밝힐 수는 없다"며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박지성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김감독은 그를 사실상 공격형 미드필더로 낙점해 놓고 있다. 최근 훈련을 통해 '스리톱'과 병행해 투톱시스템도 연마했지만 스리톱이 선수들에게 익숙한 전형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전에서는 3―4―3 전형을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스리톱을 세울 경우 중앙공격수인 조재진(수원)을 축으로 최성국(울산), 최태욱(인천)이 좌우 날개로 배치돼 공격라인을 구축한다. 다이아몬드형의 미드필드진에선 박지성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김정우(울산)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각각 나서고 김동진과 최원권(이상 안양)이 좌우 측면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리백 수비라인은 김치곤(안양)―조병국(수원)―박용호(안양)가 일찌감치 낙점됐고, 골문은 김영광(전남)이 지킨다.
최태욱이 "투톱일 경우에는 내가 빠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 것처럼 3―4―1―2 전형을 채택할 경우에는 박지성이 최전방에서 짝을 이룰 조재진과 최성국의 배후에서 공수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편 3―4―3 전형을 구사하는 중국은 차오밍이나 위타오 중 한명을 최전방에 내세워 한국 골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김 감독은 "중국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한 만큼 경기에서 보여주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호곤호가 5회 연속 본선 진출의 첫 관문을 통과할 지, 아니면 중국이 첫 승을 거두며 공한증을 탈출할지 주목된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 양팀 감독 출사표
김호곤 한국 감독=그 동안 최종 예선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고 본선 진출이라는 우리의 목표는 분명히 이뤄질 것이다. 내가 지휘봉을 잡은 이래 우리 팀이 홈에서 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중국 선수 개개인에 대한 분석은 이미 끝났다. 그 동안 경기 시간에 맞춰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날씨가 선수들 컨디션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압박, 빠른 패스, 집중력을 강조해왔는데 선수들이 잘 소화해 고무적이다.
선샹푸 중국 감독=영원한 공한증이란 없다. 공한증이라는 말이 어디서 나온 말인지 모르겠다. 한국을 한 번도 못 이긴 것은 사실이지만 징크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오늘 경기가 중요할 뿐이다. 현재 우리팀은 역대 최강이라 자신 있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긴장해야 할 것이다. 이미 한일전 비디오 분석을 통해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어떤 전술을 구사할지는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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