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피는 봄 꽃과 나무/하늘 찌르니… 봄빛 터지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피는 봄 꽃과 나무/하늘 찌르니… 봄빛 터지고…

입력
2004.03.03 00:00
0 0

담양 대나무골 테마공원울창한 대나무림 한 복판, 고개를 들면 아찔하다. 30여m 높이의 나무들은 하늘과 맞닿은 듯 아련하게 솟구쳤다. 대나무 사이 사이로 비치는 봄 햇살은 정겨움을 넘어서 천상의 빛깔처럼 신비로운 분위기마저 자아낸다. 쏴아악, 쏴아악 댓잎을 스치는 바람소리에 마음이 울렁인다.

전남 담양군 금성면 봉서리의 대나무골 테마공원. 3만여 평의 야산에 빼곡이 들어선 대나무들은 가녀린 기린 같이 청초롭고 우아하게 하늘로 뻗어있다. 이제 겨울철 하얗게 덮어썼던 눈을 털어내곤 푸르름을 더한다. 4∼5월이면 새 죽순도 돋아 오를 것이다.

예부터 곧게 뻗은 대나무 줄기는 지조의 상징이었지만, 어느 틈에 대나무는 하나 둘 우리 곁에서 사라졌다. 그 지조의 줄기를 붙잡은 사람이 전남일보 사진부 기자 출신인 신복진(64)씨다. 30여 년전 이곳에 땅을 마련해 대나무를 조금씩 심기 시작했다. 1996년 정년 퇴임후엔 아예 이곳으로 들어왔다. 그 세월의 무게 만큼 대나무들의 마디는 굵은 힘줄처럼 든든하게 불거졌다.

이곳은 영화, 드라마, CF의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다. 영화 '청풍명월' '흑수선', KBS드라마 '여름향기' 등에 이어 최근에는 MBC 드라마 '다모'도 이곳에서 찍었다. 입장료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www.bamboo.co.kr. 문의 (061)383-9291.

장성 축령산 삼나무 편백나무숲

전북 고창군과 전남 장성군의 경계를 이루는 축령산. 영화 태백산맥의 촬영지였던 금곡마을에서 고개 마루를 넘어가는 길에 들어서면 마치 유럽의 명산에 와 있는 듯하다. 축령산 남서쪽 산록을 메운 침엽수림들이 가지런히 하늘을 향해 발돋움하고 있는 모습.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주종이다. 둘이 비슷하게 생겼는데 나뭇잎이 부챗살처럼 펴진 것이 편백, 뭉친 것이 삼나무다.

이 곳 역시 한 사람의 손으로 가꾸어졌다. 독립운동가였던 춘원 임종국씨다. 1956년 일제시대를 겪으며 완전히 헐벗었던 산에다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1987년까지 30여년의 세월을 꼬박 나무를 심고 가꾸는 데 쏟아 부었다. 삼나무 62ha, 편백 143ha, 낙엽송 등 기타 55ha가 한 사람의 손에서 탄생한 것.

숲 속에 나 있는 임도를 따라 걷는 길은 6㎞. 2시간 정도면 주파할 수 있다. 축령산의 산림에선 피톤치드(긴장을 완화하고 향균력이 뛰어난 방향성 물질)가 많이 나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장성군청 문화관광과 (061)390-7224

/담양·장성=글· 사진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하늘로 치솟은 나무 숲길이 이 두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담양에서 순창으로 이어지는 24번 국도 변에는 우람하게 솟은 메타세콰이어 가로수를 만날 수 있다. 삼나무과의 거대수종인 메타세콰이어는 덩치와 달리 나뭇가지들이 가지런하게 위로 자란다. 거대하게 늘어선 나무 줄기들과 섬세한 가지들이 묘한 조화를 이루며 장관을 연출한다. 아직 가지들은 앙상하지만, 마른 나뭇가지에서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가마골도 빼놓을 수 없다. 용추봉을 중심으로 사방 6㎞로 형성된 계곡인 가마골은 깎아지른 절벽과 폭포 등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영산강의 시원인 용소도 봄기운을 맞아 해빙되면서 맑은 싱그러운 물이 흘러넘친다.

담양은 아름다운 자연 덕택에 안빈낙도의 삶을 살고자 했던 선비들의 고향이기도 했다. 덕분에 시와 풍류를 읊던 정자들로도 유명하다. 대표적인 곳이 소쇄원. 남면 지곡리에 자리잡은 소쇄원은 조선중기 양산보가 자신의 은사인 조광조가 유배돼 세상을 떠나자 낙향해 만든 곳으로 조선시대 대표적 정원 중 하나다. 그러나 아쉽게도 소쇄원의 대표적 정자였던 광풍각이 지난해 내린 집중호우로 지붕 일부가 무너져 지금은 보수공사가 한창이다. 소쇄원 인근에는 명옥헌, 식영정, 독수정 등의 정자도 있다. 아름다운 소나무와 함께 언덕위에 자리잡은 식영정은 송강 정철이 머물러 성산별곡을 지었던 곳. 담양의 여러 정자들이 바로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산실이다. 2000년 가사문학관도 세워졌다.

담양의 대표적 먹거리는 떡갈비. 담양의 떡갈비가 유명세를 타게 된 비결은 갈빗살을 완전히 떼어내지 않고 잔 칼질로만 다졌기 때문. 부드러우면서도 씹히는 맛이 살아 있다.

88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담양 톨게이트에서 빠져나온다. 24번 국도를 타고 순창방향으로 5㎞쯤 가면 석현교라는 작은 다리가 있다. 이 다리를 건너 바로 우회전해 조금만 더 가면 대나무골 테마공원이다. 축령산 산행은 서삼면 추암리 괴정마을, 서삼면 대덕리 대곡마을, 북일면 금곡마을 등 세방면에서 시작할 수 있다. 금곡쪽은 산행의 시작부터 조림지가 시작된다. 금곡마을로 갈려면 장성읍에서 1번국도를 타고 가다 고창방면의 898번 지방도를 지나 금곡영화마을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하면 된다.

여행상품

기차여행 전문회사인 (주)여행그룹이 담양 순창 1박2일 코스의 명품맛기행 상품을 내놓았다. 대나무골 테마공원, 소쇄원, 가마골 등을 둘러보고 지역의 대표적인 음식점을 찾아간다. 1인당 14만8,000원. (02)548-9996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