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기피현상으로 2004학년도 서울대 자연대·공대 신입생 최상위권의 수학 실력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서울대는 지난달 20일 자연대와 공대 합격자 1,265명을 대상으로 수학 성취도 평가시험을 실시한 결과, 최상위권 5% 평균점수가 64.1점(100점 만점)을 기록해 지난해의 72.3점보다 8점 이상 떨어졌다고 2일 밝혔다.
전체 응시자의 평균이 38.5점으로 2003학년도 40.8점, 2002학년도 37.6점과 비슷했던 점을 고려하면 최상위권의 하락폭은 매우 큰 것이다.
정시 합격자의 수학 평균 점수는 41.5점으로 수시합격자의 30.5점보다 10점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수시 합격자 대상 시험에서 불합격하거나 응시하지 않은 학생 79명 중 70명이 시험을 봐 이 가운데 60명이 기준점을 상회, 서울대가 처음 실시한 입학전 특별강좌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서울대 합격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영어능력시험 텝스(TEPS)에서는 전체 응시자의 24%인 984명이 990점 만점에 701점 이상으로 고급영어 수강자격을 얻어 지난해 19%보다 5% 포인트 증가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최우수 학생들이 이공계를 기피하거나 의약계열로 진학하고 있어 수학실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공계 최상위권 가운데 엘리트 과학자와 공학자가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공계 기피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2002학년도부터 수시 합격자와 정시 합격자를 대상으로 수학 성취도 평가시험과 텝스 시험을 치르게 해 일정 수준의 성적을 얻은 학생들에 한해 특정 과목을 이수할 수 있는 자격을 주고 있다.
/황재락기자 find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