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를 계기로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이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했다.김정태 국민은행장은 2일 오전 여의도 본사에서 가진 월례 조회에서 "국내 소비 위축 장기화와 씨티은행의 진출로 영업 환경과 경영 여건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며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갈 것임을 밝혔다.
김 행장은 이를 위해 비용이 수반되는 새로운 프로젝트나 컨설팅을 전면 중단하는 등 업무추진비를 향후 6개월간 대폭 삭감하고, 일선 영업점은 '연체와의 전쟁'에 더욱 주력할 것을 주문했다.
김 행장은 특히 "씨티은행이 LG카드를 인수하는 것이 가장 두렵다"고 전제한 뒤 "우리가 가져오지 못하더라도 씨티가 인수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국내 은행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LG카드를 인수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행장은 이날 기자들과 가진 오찬에서 임기가 끝나는 10월 연임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그는 "3월23일 정기 주총이 끝난 직후 상설 은행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후계자 선임 작업에 본격 착수할 방침"이라면서도 "내·외부에서 추천한 행장 후보군을 대상으로 1∼2년간 평가 활동을 벌인 뒤 복수 후보를 추천하면 이사회가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물리적으로 연임이 불가피함을 시사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