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미국인의 비만 치료를 위해 칼을 빼 들었다. 비만 치료 수술비나 상담료 등 살 빼기에 쓴 돈은 세금을 안 받겠다는 것.미 국세청(IRS)은 1일 "비만 치료를 위해 의사의 처방을 받아 수술, 투약, 상담을 하면 치료비 중 소득의 7.5%를 넘는 부분에 대해 세금 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단, 의사의 지시가 없는 외모, 건강, 정신적 만족을 위한 감량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비만 관련 단체들은 이를 '획기적 조치'로 환영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고혈압 등 비만과 관련해 발생한 질병의 치료비에만 세금 공제 혜택을 줬기 때문이다. 특히 비만 치료 수술은 2만5,000달러(약 3,000만원) 이상의 큰 돈이 들지만 세금 공제는커녕 의료 보험마저 거의 적용되지 않아 큰 부담이 됐다.
미국비만협회(AOA)는 "IRS의 발표는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면서 "지금까지는 비만을 생활 방식의 문제로 보고 운동과 다이어트를 권장했지만 이제는 주요한 의료 문제로 인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미국 내 비만이 위험 수위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비만 성인은 지난 20년 동안 2배 늘어난 5,900만명으로, 어른 3명 중 1명이 뚱뚱한 상태. IRS는 이미 2002년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했다.
옷의 '표준' 사이즈도 거의 의미를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타임스는 1일 전미 체형 실측 조사인 '사이즈 USA'결과를 인용, '미국인의 허리에 집중적으로 살이 붙었고 엉덩이도 커졌다'고 보도했다. 쉽게 말하면 미국인의 몸매가 '달걀형'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여성 표준 신체 치수는 가슴-허리-엉덩이가 35-27-37.5 인치(1인치는 약 2.5㎝)인데, 실제 18∼25세 백인, 흑인, 히스패닉 여성의 평균 사이즈는 각각 38-32-41, 40-33-43, 39-33-41 인치인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도 나이를 먹을수록 허리 살이 집중적으로 찌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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