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종합주가지수 900선을 향해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연휴 직전 주말인 지난달 27일부터 급등세에 시동을 건 국내 증시는 2일 세계 대부분 증시가 랠리를 펼쳤던 3·1절 휴장을 보상이라도 하듯 장 중 899.99까지 치솟는 숨가쁜 상승세를 탔다.미국·일본의 경기지표 및 국내 수출 등의 호전 조짐이 이번 상승세의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중순 이래 등락을 반복하는 조정장세 속에서 호재에 목말랐던 증시의 에너지가 몇몇 호재를 맞아 일시 분출되고 있지만, 상승세의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외국인 초강력 매수 재개
이날 거래소시장의 지수 900선 도전랠리의 주인공은 역시 외국인이었다. 지난달 27일 지수선물시장에서 역대 4번째로 많은 규모인 1만1,519계약을 순매수, 기관의 프로그램 대량 매수를 유도하며 지수를 단숨에 880선 이상으로 끌어올린 외국인은 이날 개장 직후부터 현물에 대한 강력 매수에 나서 이날만 5,800억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이 같은 매수세는 올 들어 1월9일 8,184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이다. 이에 따라 이날 지수 역시 전날 대비 15.79 포인트 속등, 지난달 27일부터 이틀 만에 35 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무엇보다 미국 주식형 뮤추얼펀드 등 증시를 겨냥한 국제 유동성의 견조한 증가세가 이번 상승 국면의 토대를 이루고 있다. 나스닥 반등과 전 주말 발표된 미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잠정치인 4%보다 높은 4.1%로 상향 집계된 점, 일본의 1월 산업생산(전월비 3.4%) 및 가계지출(전월비 4.2%) 증가 등이 아시아권의 경기회복 민감주에 대한 외국인 '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특히 국내 수출 관련주의 경우, 2월 수출 증가세가 전년 동기 대비 45.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최근의 환율변수에 대한 우려도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유통 보험 등 내수주도 '꿈틀'
900선 돌파 초읽기 장세에도 불구하고 아직 종목별 차별화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2일을 포함한 최근 이틀 간의 강세장에서도 상승세는 반도체, 철강, 조선, 해운 등 지난해 하반기 이래 주도주 종목이 포함된 전기전자(5.10%) 화학(3.90%) 철강(9.53%) 운수창고(3.53%) 운수장비(4.65%) 등의 업종이 뚜렷했다.
그러나 이들 업종 외에 유통(7.38%) 보험(7.32%) 통신(3.41%) 은행(1.68%) 등도 함께 움직인 점은 내수를 포함한 경기회복세의 전반적 확산 기대감에 따른 선취매가 시작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와 관련,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단기적으로 기간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봤지만 차트상으로 보면 조정이 마무리된 것 같다"며 "이번 주 900선을 넘으면 지난해 고점인 940선 돌파 여부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반면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해외 훈풍과 수출 호조로 이번주 초반까지는 낙관적 분위기를 즐길 수 있겠지만 증시의 근본적 조정 요인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며 900선 이후 장세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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