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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移通 WCDMA 지체·위성 DMB 무산… IT코리아 "위기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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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移通 WCDMA 지체·위성 DMB 무산… IT코리아 "위기의 봄"

입력
2004.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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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어도 투자할 데가 없습니다. 마케팅 비용만 자꾸 늘어납니다." (이동통신 업체)"전화 장사 끝난 지 오랜데, 앞으로 뭐 먹고 살아야 할지 캄캄합니다." (유선통신 업체)

"WCDMA, 위성DMB 몽땅 물 건너 갔습니다. 올해 사업은 끝난 겁니다." (통신장비 업체)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정보통신산업이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 성장 동력을 상실하고 정책 드라이브마저 실종된 가운데 정부의 불투명한 정책이 업체들의 신규 투자를 가로막고 소모적 경쟁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통신업체들을 중심으로 국내 정보통신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 목표(12조원) 달성에 실패한 KT는 향후 2005년까지의 경영목표마저 대폭 하향 조정하고 신규 투자액도 지난해 보다 적은 2조원으로 줄였다. KT 관계자는 "유선전화 사업의 쇠락 이후 초고속인터넷 시장마저 포화 상태에 이르러 새 성장 동력을 찾고 있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다"며 "사면초가에 처했다는 위기감이 사내에 팽배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SK텔레콤은 2조원 가까운 이윤을 내고도 올해 투자 계획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했다.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기대를 모았던 3세대 이동통신(WCDMA)은 수익성이 불투명한 데다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DMB) 사업마저 정치권의 정쟁에 막혀 무산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번호이동성으로 촉발된 이통업체간 과열 경쟁은 제살 깎아 먹기식이 되면서 선·후발 사업자 전체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는 마케팅 비용을 늘리고 투자는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올해 시설투자(1조7,000억원)보다 마케팅에 더 많은 비용(1조8,360억원)을 쓸 계획이다.

정보통신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 실패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제시한 차세대 정보통신 성장동력 및 유효경쟁 정책이 제대로 먹혀 들었다면 선두 사업자들이 WCDMA 등 신규 사업 육성과 투자 확대에 나서야 하지만 상황은 반대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정부의 정책적 리더십이 없거나 전혀 먹혀 들지 않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정부의 인식은 여전히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정보통신부는 최근 WCDMA 서비스가 지체되고 "번호이동성 시장이 다소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보통신 정책 전문가들은 "지금 정부가 사업자들의 투자를 자극하지 않는다면 미국·일본 등 경쟁국에 차세대 통신 산업의 주도권을 뺏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루라도 빨리 서비스를 상용화해야 장비나 단말기에서도 앞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달 차세대 무선인터넷으로 각광 받는 휴대인터넷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일본은 우리보다 한발 앞선 오는 7월에 위성DMB 상용화에 나선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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