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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 고철이 "보물 됐네" 철강재 대란에 실업·구직자 "수집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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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 고철이 "보물 됐네" 철강재 대란에 실업·구직자 "수집 열풍"

입력
2004.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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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인 철강 등 원자재값 폭등으로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고철'(古鐵) 수집 및 재판매에 나선 실업·구직자들은 처음 맞는 '호황'에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00여개의 철제공업사가 밀집한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주변에는 최근 리어카나 소형 트럭을 몰고 고철을 수집하는 수집상들의 모습이 부쩍 늘었다. 대학졸업 후 수년째 실업자 생활을 해온 김모(28)씨는 두달 전부터 고철 수집에 나서 재미를 보고 있다.매주 한 차례 소형 트럭을 몰고 철공사들을 돌며 ㎏당 60원에 고철을 사들이는 데 한달 평균 16∼17톤 정도를 매입한다. 김씨는 이를 인근 고철 수집상에 ㎏당 150원에 넘겨 한달 평균 150만원의 수입을 올린다. 김씨는 "취업이 안돼 고민하던 차에 이웃의 권유로 시작했는데 의외로 수입이 괜찮다"며 "원자재값 폭등으로 고철값도 덩달아 올라 당분간 '사업 전망'이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인천 남동공단 주변에서 리어카로 하루 평균 400㎏ 가량의 고철을 수집하며 월평균 130만∼140만원의 수입을 올리는 임모(52)씨도 요즘 "물건을 더 모아보라"는 중간 수집상들의 성화가 마냥 즐겁다.

요즘 임씨는 휴일도 없이 버려진 냉장고, 세탁기, 보일러 등을 찾아 다니느라 여념이 없다. 고철 수집상 김모(49)씨는 "취업을 못한 대학생이나 실직자 등으로부터 고철수집에 대한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들 때문에 쇠찌꺼기가 많이 발생하는 공단 주변이나 철공사 밀집 지역에는 버려진 나사못 하나 보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인터넷을 통한 고철 수집도 한창이다. 한 유명 인터넷 포털에는 20여개의 고물상들이 카페를 개설해 활동 중인데, 실직자들이 하루에도 수 십건씩 가격대와 고철 수거 방법을 묻는 글들을 올리고 있다.

/안형영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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