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을 들여 멋을 내는 꽃미남이 선망을 받는 요즘이지만, 유행에 둔감한 듯한 외모로 묵묵히 자기 일에 몰두하고 있는 남자가 풍기는 멋은 여전히 유효하다.현대자동차가 최근 선보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 (SUV) 테라칸 2004년형 모델(사진)은 후자를 연상시킨다. 테라칸은 외관상의 변화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지만, 성능은 강화시켰기 때문이다. 다소 투박하지만 강인해 보이는 보디라인은 2001년 첫 등장 이후 그대로이며, 다만 실내 색을 베이지로 바꾸고, 나무무늬 장식의 색상이 밝아져 내부가 환해진 정도다.
하지만 제원표를 보면 엔진의 연료분출 압력을 높여 출력을 이전 모델보다 10% 강해진 165마력으로 높였으며, 16인치 브레이크디스크를 채택해 제동성능도 좋아졌다. 외모보다 실속에 역점을 둔 모델변경인 셈이다.
차에 시동을 건 후 처음 5분 정도 엔진소음이 다소 거슬리게 들리는 것을 제외하고는 소음이나 진동이 이전 모델에 비해 많이 개선됐다. 특히 디젤차는 시동을 끌 때 특유의 진동이 있는데, 신형 테라칸에는 키 오프 때 연료차단과 동시에 흡기벨브도 막아 진동을 최소화하는 트로틀 플랩(Throttle Flap) 장치를 부착해 하차 직전의 승차감까지 배려했다. 속력도 국산 SUV의 한계속도로 여겨지는 시속 160㎞를 여유있게 넘어선다. 엔진성능 개선이 피부로 느껴진다. 다만 SUV답지 않게 서스펜션이 출렁거려 곡선주로 고속주행이 다소 부담스럽다.
비포장 길에 올라서면 토크자동 배분 사륜구동(ATT) 시스템이 성능을 발휘한다. 평상시에는 뒷바퀴를 굴리지만 노면상태에 따라 자동적으로 앞바퀴에 필요한 만큼 토크를 전달해주고, 더욱 심한 험로에서는 변속기 뒤편의 스위치를 돌리면 손쉽게 4륜구동으로 전환할 수 있다.
2004년형 테라칸은 2륜·4륜구동 모델이 있으며, 가격은 2,115만∼2,845만원(수동변속기 기준 부가세 포함)이다. 이전 모델에 비해 47만∼69만원 비싸진 셈이다.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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