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4당의 17대 총선 공천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관전의 흥미를 돋우는 예상 격전지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수'가 돼 맞붙는가 하면 각 당의 전략 공천에 따라 거물들의 '빅 매치'가 이뤄지는 곳이 적지 않다.어제의 동지와 오늘의 맞수
민주당 설 훈 의원이 3선 고지에 도전하고 있는 서울 도봉을에 민주화 동지인 열린우리당 유인태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우리당 '탈레반'의 핵심인 신기남 의원이 수성에 나선 서울 강서갑에는 최근 '굿머니' 불법자금 의혹을 폭로했던 민주당 조재환(전국구) 의원이 칼을 갈고 있다. 우리당 이해찬 의원이 5선에 도전한 서울 관악을엔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공보특보를 지낸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이 출사표를 던졌고, 우리당 김원기 최고상임고문이 6선을 노리고 있는 전북 정읍에는 전국구인 민주당 윤철상 의원이 지역구 탈환에 나섰다.
전략 공천에 따른 맞대결
한나라당의 대표적 저격수인 정형근 의원과 민청학련 사건의 사형수 출신인 우리당 이철 전의원이 맞붙게 될 부산 북·강서갑이 최대 관심지다. 경기 고양 일산갑에선 서울 강남을을 내놓은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가 '일산 벨트'의 선봉장으로 나선 가운데 우리당에선 유시민 의원의 출마가 점쳐진다. 경남 남해·하동에선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4선의 박희태 의원과 '리틀 노'로 불리는 우리당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의 '빅 매치'가 예정돼 있다. 전북 전주 완산갑에선 4선을 노리는 우리당 장영달 의원과 전 경찰청장 출신의 민주당 이무영 후보가 맞부딪혔다. 민주당 유용태 원내대표와 현대자동차 사장 출신인 우리당 이계안 후보가 나선 서울 동작을도 주목 대상이다.
재대결·설욕전
서울 구로을에선 우리당 김한길 총선기획단장이 한나라당 이승철 의원을 상대로 2001년 재·보선 패배의 설욕전에 나선다. 서울 동대문을에선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에 맞서 우리당 허인회 위원장이 리턴매치를 벌이고,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이 버티는 서울 서대문갑에는 연세대 총학생회장 후배인 우리당 우상호씨가 다시 도전한다. 경기 의정부갑에는 한나라당 홍문종 의원과 지역구로 돌아온 문희상 전 청와대 비서실장간 대결이 펼쳐지고, 경기 안성에선 한나라당 이해구 의원과 고 심규섭 의원의 부인인 우리당 김선미 후보가 2002년 보궐선거에 이어 두 번째 성(性) 대결을 벌인다. 한나라당 이사철 전의원과 우리당 배기선 의원이 재격돌하는 경기 부천원미을의 승부도 예측불허다.
이색 대결
경남 거제에선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와 김 전 대통령의 고교 후배인 한나라당 김기춘 의원이 맞붙는다. 부산 부산진갑에선 KBS 보도본부장을 지낸 한나라당 김병호 의원과 부산일보 편집국장 출신이자 국정홍보처장을 지낸 우리당 조영동씨가 출마해 '방송과 신문의 대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과 16대 대선 후보로 나섰던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가 대결하는 경남 창원을도 관심 지역이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