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정직하게 땀 흘려 벌고 번 만큼만 받아 아끼고 저축하며 사는 소박한 삶 보다는, 너도 나도 복권이니 재테크니 주식이니 하여 대박을 꿈꾸며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우리 절 신도들도 이따금씩 반쯤 농담을 섞어가며 "스님도 복권 사 보셨어요?"하고 묻곤 한다. 그럴 때면 죄송한 말이지만 나는 제발 우리 모두가 대박 안 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씀 드린다. 대박이 났다 하면 우리 정신은 그 길로 끝장이 난다고 으름장을 놓는다.우리의 삶에는 오직 '복 받는 일' 아니면 '복 짓는 일' 두 가지 밖에 없다고 은사스님께서는 말씀하셨다. 힘들고 괴로운 일이 생기거나, 손해 보는 일이 생기거나, 일한 것 보다 보수를 적게 받을 때 등 삶에 역경이 온다는 것은 크게 보아서 '복 짓는 일'이고, 내가 한 것보다 더 많은 칭찬과 보수를 받거나, 복권이 당첨되거나, 즐겁고 행복한 일 등은 '복 받는 일'이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복을 많이 받기만 하면 내 안의 복주머니는 자꾸 줄어들 것이고, 복을 짓는 일이 많아지면 내 안의 복은 자꾸만 늘어간다는 계산이다.
이렇게 본다면 대박 나길 바랄 것도 없다. 그런 일은 내 안의 복을 미리 다 가져다 써버리는 것이므로 앞으로의 삶엔 가난 밖에 남을 게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떤 조사에서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을 조사해 보았더니, 몇 년 후에는 거의 모두가 가난하게 살고 있더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참된 정신을 소유한 사람이라면 요행을 바라거나 대박을 바라서는 안 된다. 오히려 간절하게 기도해야 한다. 부디 내 삶에 대박이란 없기를.
법 상 용마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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