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수석'으로 불렸던 문재인 전 수석과 핵심 비서관들의 잇단 사퇴로 업무에 차질이 빚어졌던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새 얼굴들을 맞아들여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빈 자리를 채운 4명 가운데 3명이 검찰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들인 점. 이를 계기로 정권 출범초 검찰 출신 인사들을 의도적으로 완전히 배제해 단절되다시피 했던 청와대와 검찰의 협력 관계가 복원될 지 여부가 주목된다.청와대는 지난 주 양인석 사정비서관 후임에 신현수 대검 마약과장을, 특수수사과를 지휘하는 특별감찰반장에는 이성윤 서울동부지검 검사를 임명했다. 이에 앞서 문 전 수석 후임에는 대검 공보관 등을 지낸 박정규 변호사가 임명됐다.
DJ 정부 말기에 현직 검사들의 청와대 파견을 금지한 탓에 신 비서관과 이 반장은 모두 사표를 내고 청와대에 들어갔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직전까지 검찰과 '한 식구'였기 때문에 이전보다 청와대와 검찰 사이가 한층 원활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부에서는 검찰과의 핫 라인이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들은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이호철 민정비서관과 변호사 출신 이용철 법무비서관 등과 호흡을 맞춘다.
검사 출신들은 한결같이 정치색이 엷고 검찰 경력이 풍부한 인물들이다. 게다가 박 수석의 성품이 화합형이어서 과거보다 검찰과의 업무 협조가 잘 될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온다. 하지만 박 수석은 "일을 부지런히 하는 사람들을 찾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며 "검찰과의 업무 협조와는 무관한 인사"라고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출신 비서관들이 있다 해도 과거처럼 청와대가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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