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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6者 회담/결산·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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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6者 회담/결산·전망

입력
2004.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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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회담이 그랬듯이 2차 6자회담도 핵심당사자인 북미가 이견을 좁히는 데는 끝내 실패했다. 차기 회담 일자를 잡아 회담의 연속성은 확보했지만 북핵 쟁점사항은 한발도 나아가지 못했다. 특히 북미가 '선핵포기'와 '적대정책 해소'등의 원칙에서 평행선을 달린 점은 앞으로의 회담도 만만치 않음을 예고하고 있다.상반기 중으로 차기회담 일정을 잡고 전체회의를 준비하는 실무그룹을 구성하기로 한 것은 기약없이 헤어졌던 1차 때와 비교하면 분명 이번 회담에서 얻은 소득이다. 이는 의장성명에서 밝혔듯이 '참가국들이 진지한 태도로 회담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참가국들이 회담결렬에 대한 부담을 의식, 폐막일을 정하지 않고 회담을 시작한 것도 성과를 낳은 요인이다. 회담의 모멘텀이 유지된 만큼 적어도 회담재개나 일정을 잡기 위해 시간을 허비할 필요는 없어졌다.

그러나 핵심쟁점이었던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핵개발계획이나 '동결 대 보상' 등에서 논의가 전혀 진척되지 않은 것은 한계로 지적됐다. 회담의 핵심당사자인 미국과 북한은 회담 첫날 기조연설에서 '유연한 자세'를 강조하고 나와 접점을 찾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첫날 전체회의와 양자접촉부터 양국은 HEU의 존재를 둘러싸고 옥신각신했고 회담 마지막 날까지도 대립했다. 더구나 북한은 평화적 핵 활동은 폐기의 대상이 아니라고 밝혀 핵폐기(또는 폐기를 전제로 한 동결)의 범위와 관련한 논란을 확대시켰다. 이 때문에 "서로의 입장차를 확인한 것이 이번 회담의 최고의 성과"(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라는 역설적인 평가도 나왔다.

양국간 입장차이는 한국과 중국의 중재를 끝내 무색하게 만들었다. 북미가 HEU에 대한 입장을 포기할 의사가 없어보였기 때문에 한중 양국은 HEU문제를 '모든 핵'이라는 포괄적인 범주에 포함시켜 '북한이 모든 핵의 동결을 선언하면 에너지를 제공한다'는 중재안을 내기도 했지만 북미양측의 거부로 끝내 좌절됐다. 미국대표단이 처음부터 한국의 제안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라는 가이드라인을 갖고 떠났다는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중재실패는 애초에 예정됐던 일이다.

앞으로 참가국들은 워킹그룹을 만들어 차기회담의 실질적인 논의를 준비해야 한다. 여기서는 다자보장 방안이나 경제제재 및 대북적대시 정책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또한 미국과 북한이 신뢰를 회복하지 않는 한 쉽지않은 해결과제다.

/베이징=김정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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