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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파동 산업계 휘청 철강 이어 건설·유통까지 타격… 환란후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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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파동 산업계 휘청 철강 이어 건설·유통까지 타격… 환란후 최악

입력
2004.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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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등 국제 원자재 값 폭등에 따른 국내 원자재 파동이 건설과 유통 등 관련 업계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외환 위기 이후 최악의 원자재난을 겪고 있다. ★관련기사 3면특히 철근 값이 3개월 만에 톤당 40만원에서 60만원대로 치솟고 재고마저 바닥나 건설현장에서는 공사중단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고철을 원료로 자동차, 조선, 기계 부품을 생산하는 경인주물공단 내 주물업체의 3분의 1은 원자재 부족으로 아예 조업을 중단했다. 또 캔 등 용기 제조 업체들도 납품가 인상을 요구, 식·음료 제품을 중심으로 한 가격 인상 도미노 현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29일 기업은행이 2,064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1월 중 중소제조업 동향'을 조사한 결과 전달에 비해 원자재 조달 사정이 나빠졌다고 응답한 업체의 비율이 28.9%로 지난해 12월(16.8%)에 비해 두 배 가까이 급상승했다. 이는 1998년 4월 외환 위기의 영향으로 25.6%를 기록한 이후 최근 6년간 가장 높은 수치로 지난해 7월(11.2%) 이후 6개월간 계속 상승 추세다.

특히 건설업계는 철근과 철골 등 원자재 값 인상과 품귀 현상으로 10개 아파트 사업자 중 4개 꼴로 공사를 일시 멈추는 등 원자재 파동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미 두 달 전부터 소매상들이 철근 사재기를 하고 있었는데 도대체 정부는 뭐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철근에 이어 모래 값도 100% 가까이 인상돼 중소 업체의 경우 공사 차질은 물론, 도산 위기에까지 내몰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공사 현장에 필요한 모래는 인천 옹진군에서 70% 조달해 왔으나 옹진군이 2월 말 만료된 바다모래 채취 허가를 연장해 주지 않아 극심한 수급난을 겪고 있다. 모래가격은 지난해 초 ㎗ 당 7,000원 안팎에서 최근 최고 1만5,000원까지 오른 상태다. 철강 가격 폭등은 또 중소 업체의 조업 단축은 물론, 자동차를 비롯한 대형 제조업체의 가격 인상 움직임 등의 파장을 낳고 있다.

유통업계도 원자재 파동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롯데칠성은 최근 캔과 페트병 납품 업체들이 10∼20% 납품가 인상을 요구함에 따라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장값 인상을 제품에 반영할 경우 참치와 비누 샴푸 등 생활산업 업체의 도미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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