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세대 최고 지도부의 유력 주자로 꼽히는 보시라이(薄熙來·54·사진) 전 랴오닝(遼寧)성 성장이 29일 국무원 상무부장에 취임했다.보 부장은 이날 폐막한 10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회) 7차 회의에서 상무부장에 공식 임명돼 중국 대외경제 정책의 조타수로 등장했다.
상무부는 작년 3월 국무원 기구 개편으로 신설된 대외무역·투자 정책 전담 부처.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으로서 중국의 대외경제 문제를 조율하는 중책을 맡은 만큼 그에 대한 국내외의 기대도 특별하다.
그의 중앙 정치무대 진입은 2010년대 초반으로 예상되는 4, 5세대간 권력교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한쩡(韓正·50) 상하이(上海) 시장, 시진핑(習近平·49) 저장(浙江)성 당서기 등과 함께 5세대의 핵심 주자로 거론된다.
보 부장은 중국에서 대표적인 '스타 정치인'으로 불린다. 우선 그는 중국 혁명 1세대이자 8대 원로 중 한 명인 보위보(薄一波)의 아들로 전형적인 태자당(太子黨·고위 당정 간부의 자녀)에 속한다. 문화대혁명 시기에는 투옥 등 박해를 받았으며, 베이징(北京)대 역사학과와 중국사회과학원 문학석사 학력을 갖고 있다. 그는 훤칠한 외모와 친화력, 유창한 영어 구사력으로 해외투자 유치에 능력을 발휘했다. 랴오닝성 다롄(大連)의 시장으로 재직 중이던 1992∼2000년 다롄을 '북방의 상하이'로 불릴 만큼 현대적 도시로 발전시켜 중앙의 인정을 받았다.
2001년부터는 랴오닝성장으로서 200개 사업에 600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했다. 투자유치를 위해 한국에도 여러 차례 왔다.
홍콩 등에서는 보 부장의 중앙무대 발탁을 양날의 칼로 보는 견해도 있다. 20년간 랴오닝성 지방에서 강력한 세력을 형성해온 그를 견제하기 위해 중앙으로 불러 들였다는 설명이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