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96년 국가안전기획부 예산을 선거자금으로 불법 유용한 사건인 '안풍'(安風) 사건의 진실을 놓고 27일 피고인인 한나라당 강삼재 의원과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이 법정에서 열띤 공방을 벌였다. 특히 김 전 차장은 강 의원에게 "자기가 살기 위해 남을 밟고 넘어가거나 배신하는 사람치고 잘 되는 사람 못 봤다"는 등 독설을 서슴지 않았다.재판부는 양측 주장이 맞서자 김영삼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채택, 3월12일 열릴 공판에 부르기로 해 김 전 대통령의 출석 여부가 주목된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7부(노영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안풍 사건 항소심 6차 공판에서 김 전 차장은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청와대 집무실에서 자금을 받았다"는 강 의원의 주장을 반박하며, 지난 23일 재판부에 제출한 진술서대로 "시내 호텔 3곳에서 수 차례 강 의원을 만나 내가 직접 강 의원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강 의원의 변호인측은 "당시 인출된 안기부 예산 940억원 대부분이 최대 1년2개월이 지나서야 신한국당 계좌에 입금됐다"며 "김 전 대통령이 이를 보관하다 건넨 것이니 (YS를) 보호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차장은 "근거 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일축했으나 대선잔금 일부를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로부터 받아 안기부계좌에 입금시킨 사실은 시인했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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