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6자회담이 하루 더 연장되어 오늘도 열린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 제거를 놓고 핵심 이해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회담일정을 연장한 것은 당사국들이 이번 모임에서 교착상태를 타개하는 모멘텀을 만들려는 입장을 공유한 것이어서 다소 희망적인 기대감을 갖게 된다.3일간의 회담이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우리가 협상의 윤곽을 총체적 맥락에서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각국 대표단의 논평 및 인터뷰에서 6국간의 쟁점과 합의점이 어느 정도 드러나고 있다.
우선 소망스러운 것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 폐기를 전제로 핵 동결을 할 경우 에너지 공급을 한다는 한국측의 제의가 중국과 러시아의 지지와 미국과 일본의 이해를 얻은 점이다. 그동안의 미국 태도를 생각하면 이것은 한국의 대미 조율외교가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평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6자회담에서 더 본질적인 문제가 제기되었다. 즉 북한은 문제의 범위를 '핵무기'로 한정하면서 평화적인 프로그램은 제외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렇게 문제가 파생될 경우 핵 문제 해결은 그만큼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띨 수밖에 없다. 북한은 또한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의 존재를 부인했다. 그러나 파키스탄 핵 전문가와의 커넥션을 파악한 미국이 북한의 주장을 수긍할 리는 없다. 이 같은 진실게임을 슬기롭게 넘어 핵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오늘 연장 회담을 통해 합의사항을 담은 공동발표문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부득이한 경우라도 우리 대표가 제안한 대로 6자회담의 정기 개최와 실무그룹 구성만이라도 합의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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