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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집회 플래시몹 "정치색" 총선 앞두고 단속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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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집회 플래시몹 "정치색" 총선 앞두고 단속 "전전긍긍"

입력
2004.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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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총선을 앞두고 인터넷으로 시간과 장소를 정해 수분간 특정 정당을 비난하는 집회와 시위를 가진 뒤 재빨리 사라지는 플래시몹이 잇따라 열려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이 골치를 썩이고 있다.부산에서 네티즌 100여명이 참여한 '차떼기 부패정치 추방' 플래시몹이 개최돼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자 서울의 네티즌들도 조만간 같은 방식의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또 한총련도 비슷한 형식의 플래시몹을 계획 중이다. 선관위는 플래시몹이 명백한 선거법 위반임을 알면서도 신출귀몰하는 이들의 불법선거운동에 속수무책이다.

한총련은 26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선거법과 집시법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플래시몹을 통해 ○○○당을 우리 정치사에서 퇴장시키는 결과를 내야 한다"며 "하루 3회 실시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단속을 피하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1회 최대 7∼8분으로 시간을 제한하는 한편 주요 인터넷 사이트와 카페에 글과 영상을 퍼 나르자"는 세부행동지침까지 세워 놓았다.

한총련의 이 같은 선거운동계획은 '시민다모'라는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부산 네티즌들이 지난달부터 부산 시내에서 벌이고 있는 플래시몹을 본 뜬 것이다. 부산 네티즌의 퍼포먼스는 이메일과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으로 장소와 시간을 통지받은 100여명의 신청자들이 '차떼기 부정부패 추방'이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한곳에 모이면서 시작된다. 이들은 진행자가 전하는 지령에 따라 집단체조 등 엉뚱한 행동을 해 눈길을 끌면서 '차떼기, 부정부패를 추방합시다'라는 구호를 수 차례 외친 뒤 5분이 채 되지 않아 뿔뿔이 흩어진다. 이 행사에 첨여한 이모(22·여)씨는 "시간이 짧고 방법이 변칙적이었지만 우리의 생각을 밝힐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다음주 초에는 서울에서도 특정 정당의 퇴진을 요구하는 플래시몹이 열린다. 행사를 계획하고 있는 '○○○당 퇴진·레드카드운동본부' 홈페이지에는 "번개행동을 공지하면 바로 나가겠다"는 신청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플래시몹이 새로운 변칙선거운동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선관위는 행사가 워낙 게릴라식으로 이뤄져 단속이 쉽지 않은데다 전례도 없어 고심 중이다. 이달 초 부산대역에서 예정돼 있던 플래시몹을 단속하기 위해 부산선관위 관계자가 경찰관과 함께 나섰지만, 이를 눈치챈 참석자들이 행사 장소를 갑자기 바꾸는 바람에 허탕을 쳤다.

서울에서 이 같은 행사가 계획되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던 선관위 담당자는 "이들이 당 이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차떼기' 등의 문구를 통해 특정 정당임을 쉽게 유추할 수 있게 했다면 명백히 불법"이라면서 "단속이 쉽지는 않겠지만 경찰과 연계해 어떻게든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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