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분이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열쇠를 쥐고 있는 추미애 상임중앙위원이 27일 잠행 8일만에 모습을 나타내 '대화 우선' 방침을 밝히면서 흐름이 협상과 대화 쪽으로 급속히 선회하는 양상이다.추 위원은 이날 본회의 참석차 국회에 나와 "나도 마음의 문이 열려 있다"면서 "조순형 대표가 직접 만나자고 하면 언제든 만나겠다"고 대화 용의를 밝혔다. 그는 "내가 대표께 제안을 드렸으니 대표와 만나는 게 순서다"고 말하고 "조 대표와 직접 비공개 협상을 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
그러면서도 "조 대표가 나를 만나자고 하는 말에 진정성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등 의구심을 표시하기도 했다.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내 문제이니 당 안에서 풀겠다"며 일축했다.
추 위원은 그러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19일 발표한) 성명서 내용이 마지막 목소리"라며 "다 알아들었을 테니 말을 반복하지는 않겠다"라고 말해 공천 혁명과 당 쇄신 주장은 여전함을 강조했다. 그는 당무 복귀 여부에 대해서도 "오늘은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러 왔으며 자세한 것은 나중에 결정하겠다"고 명확한 답을 피했다. 그는 이날 낮 소장파 오찬 모임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전격 취소, "세 대결 양상으로 몰아가 상황을 악화시키기 보다는 당분간 관망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을 낳았다.
소장파 의원 12명도 이날 심재권 대표 비서실장과 오찬을 함께 했지만 "분란으로 비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하는 등 수습 쪽에 초점을 맞췄다. 조 대표도 의원총회에서 "나는 권위나 가부장적 태도와는 거리가 멀다"며 대화 의사를 내비치는 등 한층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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