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치코트는 가을에 더 어울린다고? 그랬다가는 뭐 모르는, 정말 멋모르는 촌뜨기 취급받기 십상이다. 트렌치코트가 올 봄 가장 뜨거운 패션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여성복의 메가트렌드, 이른바 ‘클래식’을 대표하는 상품으로 급부상한 트렌치코트는 고전의 매력 혹은 가치에 대한 현대적 해석을 엿보게 해준다.
캐릭터브랜드 오브제 패션정보실 이영아 실장은 “올 봄 진행중인 트렌치코트 아이템이 전년 동기에 비해 2~3배 이상 늘었다” 며 “클래식이란 시대가 흘러도 가치가 변하지않는 것을 말하는데, 시대의 부침에 상관없이 늘 존재하고 사랑받아온 트렌치코트가 여러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한다. 지난해 상반기에 선풍적 인기를 모았던 블루종이 퇴조하고 그 자리를 트렌치코트가 이어받았다는 것. 업계에서는 ‘트렌치코트의 재발견’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다.
씨(SI) 디자인실 박난실 실장은 “올해 트렌치코트는 전형적인 이미지나 고정관념에서 크게 탈피했다. 디자인은 전통적인 틀을 깨지않으면서 훨씬 섹시하고 대담한 느낌이 강조됐으며 특히 소재와 색상을 통해 차별화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샤넬. 밑단과 소매, 라펠 등에 고유의 긴 트위드천을 덧댄 샤넬 제품은 아이덴티티를 잃지않으면서 고급스러운 감각을 강조, 트렌치코트 유행의 선도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빅터&롤프는 커다란 라펠에 싱글버튼, 허리를 묶어서 강조한 코트에 큼지막한 물방울무늬 스카프를 리본형식으로 묶어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스타일링으로 눈길을 모았다.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흰색에 가까운 아이보리 색상의 얇은 가죽과 속이 살짝 비치는 비닐을 믹스시킨 독특한 질감의 코트를 출시했다.
오브제 by Y&K는 트렌치코트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플랩(가슴 앞쪽과 뒷부분에 있는 덧장)을 망토처럼 강조한 짧은 재킷형태의 제품으로 눈길을 끌었으며 씨에서는 카라 깃을 둥글려 부드럽고 여성적인 느낌을 강조한 제품을 내놨다. 캐시는 꽃과 풀잎 등 다양한 프린트가 들어간 화려한 트렌치코트로 패션성을 살렸다.
다양한 디자인중 올해 가장 각광받는 형태는 무릎에서 10㎝ 이상 올라가는 짧은 길이의 더블여밈 스타일이다. 제 천으로 만든 허리띠가 달려있으며 안에는 미니스커트를 입어서 겉으로 언뜻 보기엔 미니 원피스를 입은 듯 대담하게 연출하는 것이 포인트다. 여성 오너 운전자가 늘어나는 등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외투도 짧은 길이를 선호하는 추세다.
한편 무릎길이의 전형적인 스타일들은 광택소재를 쓰거나 면과 실크, 면과 가죽 등 서로 표면감이 다른 소재를 매치하는 등으로 독특한 패션성을 가미한 것들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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