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재촉하는 비가 메마른 대지를 적시던 지난 주말, 한국일보 주말 섹션 ‘Free’ 여행면을 장식한 싯귀절 같은 제목이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적셨다. “보내지도 않았는데 허위허위 겨울은 떠나가고, 부르지도 않았는데 살랑살랑 봄은 오고.” 이제 비가 한 번 올 때마다 기온이 조금씩 올라가고, 겨우내 움츠렸던 산과 들이 초록으로 물들 것이다.봄을 제일 먼저 느끼게 하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패션이다.
동아TV ‘2004 SS 밀라노 패션’(금 낮 12시30분, 토 오전 10시40분, 일 오후 9시)은 이번 봄을 장식할 패션을 디자이너별로 소개한다. 뉴욕, 파리와 함께 3대 패션 컬렉션으로 유명한 밀라노의 봄 패션 테마는 ‘여성스러움’. 전쟁 기아 테러 등 어두운 사회 분위기를 쇄신해보려는 디자이너들의 열망은 밝고 화사한 색상, 하늘거리는 소재, 그리고 부드러운 패션 라인으로 봄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1940, 50년대의 복고 패션을 현대화한 밀라노 패션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이번 주에는 페라가모와 미소니 패션을 소개한다. 구두 명가로 유명한 페라가모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데, ‘디자인은 모방할 수 있어도 편안함을 모방할 수 없다’는 그의 삶의 철학이 패션에도 그대로 담겨있다.
미소니는 화려한 색상과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패턴으로 니트를 고가 브랜드로 승격시켰다. 한국에서는 1999년 여름 탈옥수 신창원이 검거될 때 입었던 화려한 색상의 ‘쫄티’로 더 유명해진 브랜드다.
최고의 패션을 구경했다면, 그 옷을 입고 한 번쯤 가보고 싶은 멋진 레스토랑을 구경해 보는 것은 어떨까. 온스타일 ‘다이닝 스타일’(일 오후 9시)은 최고의 멋과 맛으로 승부하는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을 소개한다. 이번 주에는 베벌리힐스에 위치한 독특한 분위기의 레스토랑 ‘크러스테이시언’을 둘러본다.
베트남 왕족이었던 ‘안’ 일가가 미국에 건너와서 만든 레스토랑으로 풍수설에 입각한 독특한 실내 인테리어와 이국적인 요리로, 입맛 까다로운 베벌리힐스의 유명 인사들을 사로잡고 있다고 한다. 혹시 베벌리힐스로 여행할 일이 있다면 한 번쯤 큰 맘 먹고 구경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새 봄의 기운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곳, 학교가 있다. 하지만 아이들 교육 때문에 강남 집값이 치솟고 그것도 모자라 낯선 땅을 향해 이민보따리를 싸는 요즘, 새 학년 새 학기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부모의 한숨을 더욱 늘어간다. Q채널 ‘이것이 미래 교육이다’(금 오후 5시, 토ㆍ 일 오후 8시)는 영국 슈타이너 학교와 러시아 톨스토이 학교를 통해 교육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슈타이너 학교는 예술 과목을 중시하고 모든 과목을 음악과 미술, 문학과 연극 등 예술적 방식으로 가르친다. 톨스토이의 교육 이념을 바탕으로 한 톨스토이 학교는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실험적인 성격의 과목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이 짜여있다. 바람직한 교육의 대안을 찾는 길도 작은 발걸음 하나에서 시작될 터, 먼 나라 얘기에도 한 번 귀를 기울여보자.
/공희정 스카이라이프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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