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 5년 동안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을 역임하며 재계의 이론가이자 대변인 역할을 해온 손병두(사진) 전경련 상임고문이 전경련과의 인연을 마무리하고, 23일자로 현직에서 물러났다.손 고문의 퇴진은 임명권자와 임기를 같이 한다는 내부 규정 때문. 손 고문의 오랜 친구이기도 한 손길승 전 회장은 지난해 2월 회장에 취임하면서 당시 손 부회장을 고문으로 위촉했다.
손 고문은 "임기가 2년이라고 생각하고 지난해 2개 언론사의 사장 제의와 대학 부총장 제의를 거절했었는데, 임기가 만료됐다는 통보에 당황스럽기도 했다"면서도 "그러나 전경련 직원들도 구조조정의 고통을 겪은 마당에 더 이상 짐이 될 수는 없다는 생각"이라며 다소 섭섭함을 토로했다.
1997년 2월부터 전경련 부회장을 맡았던 손 고문은 "삼성 현대 LG 대우 등 각 그룹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던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을 조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며 "당시만 해도 걸어가면서 잠을 잘 정도로 힘들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역사에 대한 기록을 남긴다는 측면에서 빅딜에 관한 책을 써 볼 계획"이라며 "그러나 이사람 저사람 걸리는 사람이 다 살아 있으니, 여든이나 넘어서 책을 펴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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