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계열 12개사와 KCC, 효성 등 모두 38개사가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등 본격적인 주총 시즌이 시작돼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올해는 경영권 분쟁에 휘말려 있는 기업들이 많은데다 시민단체와 소액 주주들도 불법정치자금 문제 등을 따지겠다고 잔뜩 벼르고 있기 때문. 대기업들은 계열사 주총을 하루에 한꺼번에 치르는 '몰아치기 주총'으로 시민단체들의 거센 공격을 피해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소액주주 이익 대변하는 참여연대
가장 관심을 모으는 곳은 삼성전자. 2000년부터 3년 연속 주총에 참석해 부당내부 거래문제 등을 따졌던 참여연대가 2년 만에 다시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참여연대측은 주총에서 불법 정치자금 제공으로 인한 주주이익 훼손과 검찰에 소환된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삼성카드 지원 등의 문제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참여연대의 참여로 13시간 동안 이어지는 마라톤 주총을 했던 삼성전자측은 "검찰에서 조사를 하고 있는 사안이어서 주총의 이슈가 될 수 없다"면서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음달 12일 열리는 (주)SK 주총도 경영권을 놓고 최태원 회장측과 소버린자산운용측의 일대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주총을 앞두고 소액 주주들의 지원을 얻기 위한 물밑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에 휘말려 있는 현대엘리베이터를 비롯한 현대그룹 계열사와 KCC의 주총도 조용히 넘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액주주와 더불어 범현대가가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
3월 19일 127개社 몰려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주총도 특정 일시에 집중되는 '몰아치기'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다발 주총으로 시장의 관심을 분산시키겠다는 속셈이다.
올해의 'D-데이'는 27일, 3월 12일과 19일이다. 증권거래소 등에 따르면 328개 12월 결산 상장사 가운데 256개(78.05%)가 27일과 내달 12, 19일에 주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19일이 127개(38.72%)사로 가장 많았고, 3월12일이 91개(27.74%)사, 2월27일이 38개(11.59%)사였다.
특히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등 12개 계열사의 주총을 모두 2월27일 오전9시에 동시에 열기로 해 '몰아치기' 주총의 전형을 보여줬다. SK그룹도 SK(주)를 비롯해 SK텔레콤, SKC 등 상장계열사 정기 주총을 모두 3월12일에 치르기로 했다.
반면 LG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기 주총 일정을 고루 분산, 27일 LG생명과학을 시작으로, 3월12일(LG전자) 3월16일(LG상사) 3월17일(LG석유화학, LG건설) 3월19일(LG)등 여러 날에 걸쳐 주총을 치른다.
한편, 개최 요일별로는 금요일이 284개(86.59%)로 가장 많았고, 목요일 16개(4.88%), 토요일 9개(2.74%) 등으로 나타났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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