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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맛집 산책-마포 '안동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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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맛집 산책-마포 '안동국시'

입력
2004.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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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 썬 국수를 듬성듬성 국물에 집어넣고 끓여낸 칼국수는 누구나 즐기는 대중적인 메뉴. 그런데 안동을 비롯한 영남 지방에서 칼국수는 귀한 손님이 올 때 내놓는 격조높은 음식이었다. 밀가루에 콩가루를 넣어 반죽하는 면발과 양지를 삶아 우러낸 육수, 적잖은 고명은 체통있는 집안에서 일년 내내 떨어질 줄 몰랐던 재료들이다.옛 안동국시의 전통을 되살려내 유명해진 서울 마포의 ‘안동국시’ 집이 새 단장했다. 원래 마포경찰서 옆에 있다가 재개발로 인해 지난해 말 건너편으로 이전한 것. 하지만 단골 손님들은 골목골목을 뒤지며 잊지않고 찾아온다.

안동국시는 일반 칼국수와 적잖이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면발. 밀가루만으로 면발을 뽑지 않고 반죽에 콩가루가 들어 간다. 그래서 면발이 쫀득쫀득 씹히기보다 입에서 살살 녹아난다. 가늘게 잘 뽑아낸 면발은 속살이 비칠 정도다. 콩가루가 들어가니 면에 근기가 없어져 꺼칠꺼칠하고 쉽게 잘라진다. 하지만 콩가루의 구수한 맛과 함께 건강식으로는 그만이다.

하지만 전통 안동식이 서울 사람들 입맛에 딱 들어맞기를 기대하긴 어려운 일. 그래서 안주인 조차향씨는 콩가루 비율을 조금 줄이고 면발도 좀 더 굵게 했다. 육수는 양지 삶은 국물을 써서 걸죽하고 진하다. 약간의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끓이면 맛이 더 살아난다.

국시에 고명을 빼놓을 수 없다. 다진 쇠고기와 노란 계란 채, 푸른 호박 등 3색 고명이 가지런히 놓여진 모습은 양반가의 밥상 차림같이 보인다. 안동 명문가의 전통이 국시에 묻어나는 듯 하다.

면발만으로는 허전할까. 수육을 곁들이면 속이 든든해진다. 양지를 삶아낸 수육은 기름기가 빠져 나가 담백하다. 한우인지 아닌지는 맛을 아는 이는 구별해 낸다고 말하는 조씨의 말에는 안동 가문의 고집(?)이 담겨 있다.

직접 녹두를 갈아만든 녹두전은 구수하고 시원하다. 황태만 쓰는 북어구이, 문어, 해물파전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들이다.

국시 하나만 시켜도 반찬이 5가지나 된다. 가지런히 나오는 포기김치와 총각무김치, 부추전, 무나물과 배추나물은 맛이 깊고 깔끔하다. 넘칠 듯 말 듯, 부족할 듯 말 듯, 먹을 만큼만 덜어져 나오는 것도 특색. 그래서 지난해 서울시에서 선정한 환경사랑 음식점에도 들었다. 음식물 쓰레기가 적게 나오고 행주 하나도 삶아 쓴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그래서 낮에 안동국시를 맛보러 온 손님들은 밥상을 보고나서 저녁때 정식을 먹으러 다시 온다. 밥상을 어떻게 차리는지, 음식 맛이 어떤지 직접 확인해 보니 믿을만 해서다.

메뉴와 가격 안동국시 5,000원. 정식은 3만원에 밤조림 수육 갈비찜 녹두전 문어회 낚지볶음 탕 북어찜에 여러 계절요리가 더해져 푸짐하게 나온다. 녹두전과 해물파전 1만원, 문어 2만원. 수육 2만3,000원. 예약필수.

영업시간 및 휴일 매일 밤 10시까지, 일요일 공휴일은 쉰다.

규모 및 주차 주택을 개조, 1층은 홀과 룸, 2층은 회식용 룸으로 꾸며졌다. 자체 주차장 9대 수용, 인근 골목길에도 많이 세운다.

찾아가는 길 마포경찰서 바로 앞 주유소 옆골목 100㎙

연락처 (02)3272-6465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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