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다임 (10센트), 1달러 짜리 콘텐츠를 주저 없이 클릭하세요. 당신의 결제 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 온라인 상거래가 급증하면서 소비자와 판매자의 '0.99 달러'짜리 거래를 연결하는 소액결제(Micropayment) 사업이 미국에서 각광 받고 있다.급증하는 전자 상거래
전자 상거래가 미국인들의 일상생활에 스며든 지는 이미 오래다. 항공기 티켓, 호텔 객실, 극장표 예매에서부터 전자 제품, 골프채 구매까지 마우스 클릭에 의지하는 미국의 쇼핑객들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23일 "미국의 지난해 4·4분기 전자상 거래 규모가 17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증가,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전체 소매거래에서 전자상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이 기간에 1.9%를 기록, 2002년 4·4분기에 비해 0.3% 포인트 증가해 99년 이후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전자 상거래의 급증은 필연적으로 저렴한 수수료를 내고 보다 안전하게 결제하는 방법을 요구하고 있다. 대개 미국의 온라인 쇼핑객들은 거래할 때마다 신용카드 정보를 직접 제공하거나 '페이팔(PayPal)'등 간접적인 전자 결제 방식을 이용한다.
온라인 소액거래의 해결사
하지만 껌 한 통을 사고 가게 주인에게 신용카드를 내기가 부담스럽듯이 온라인 거래에서도 구매자가 노래 한 곡을 다운로드 받을 때마다 디지털 콘텐츠 소유자에게 신용카드 번호를 제공하기는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온라인 소매업자의 입장에서도 거래 건당 카드 업체에 비싼 수수료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소액 거래에서 이익을 남기기가 쉽지 않다. 5달러 미만의 소액 거래일 경우 온라인 판매자는 통상 거래 건 당 25센트에 총 구매액의 일정 액을 더한 금액을 수수료로 카드회사에 지불한다. 온라인 상의 소비자와 판매자가 안고 있는 이런 고민의 틈새를 파고들고 있는 신종 사업이 디지털 소액 결제이다.
낮은 수수료로 승부
현재 미국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소액결제 닷 컴 사업체 중 하나는 한국계 2명이 지난해 7월 개설한 비트패스(BitPass.com). 캘리포니아주 팰로 알토 시에 기반을 둔 이 회사는 선불카드 개념의 결제 시스템을 도입, 200여 개 이상의 소매업자 및 콘텐츠 제공자들과 온라인 쇼핑객을 연결하고 있다.
구매자에게 온라인상의 계좌에 3∼60달러를 신용카드로 미리 적립하게 한 뒤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소매업자에게 대금을 지불하고 판매 총액의 15%를 챙기는 방식이 이 사이트회사의 수익 모델이다. 비트패스는 연말까지 100만 건의 거래를 처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사추세츠의 페퍼코인(Peppercoin.com)사도 1달러 거래 당 7∼9 센트를 수수료로 받으며 소액 거래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선발 전자결제 업체들도 수수료 인하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인터넷 경매 사이트 e 베이가 제공하는 결제 시스템 '페이팔'은 최근 온라인 음악 제공 사이트를 위한 거래 수수료를 대폭 낮췄다.
호황 맞는 소액 거래
전자 상거래 결제 기술의 향상과 함께 소액 콘텐츠 거래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 곡당 99센트에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사의 아이튠(iTune.com)은 지난해 4월 개설이래 3,000만 개의 곡을 팔아 소액 전자거래의 성공 신화로 꼽힌다.
미 온라인출판가협회가 지난해 9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1·4분기 전체 전자결제의 2.8%에 불과했던 소액결제는 지난해 2·4분기 8%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소액 결제를 적용할 수 있는 전자거래의 영역이 가요와 연예인 사진, 영화 등에서 언론사의 기사와 사진, 만화 등 영역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소액 상거래의 성장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페퍼코인도 최근 조사를 토대로 지난 한해 미국인 400만 명 이상이 2달러 미만의 디지털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았으며, 올해는 그 수가 3,0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소액 상거래가 계속 팽창할 것이라는 견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뉴욕대 클레이 셔어키 교수는 최근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자를 소액 전자거래로 유혹하는 결제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소액결제는 결국 사양길로 접어들 운명"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상에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는 수 많은 콘텐츠가 있다는 점도 소액 전자 결제 성장의 한계 요인으로 지적된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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