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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타도하는 그날까지…" 김호철감독 "실미도식 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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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타도하는 그날까지…" 김호철감독 "실미도식 특훈"

입력
2004.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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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배구단의 김호철 감독은 지난달 24일 저녁 경기 용인 숙소에서 선수들을 소집했다. 배구 인천투어 결승전에서 삼성화재에 3―0으로 완패한 직후였다. 경기에 졌다는 사실보다 귀로의 버스 안에서 아무런 반성없이 졸고있는 선수들의 행태에 화가 치밀었기 때문이다.세터 권영민이 시범 케이스로 걸렸다. 권영민은 1시간 동안 쉬지 않고 6∼7m씩 오가며 230번의 토스를 해야 했다. 통상 120∼150번 연속 토스가 체력의 한계상황. 권영민은 3차례나 쓰러졌다가 얼차려까지 받아야 했다. 이어 30분간 공격연습을 했고, 다시 밤 11시까지 토스연습을 해야 했다.

요즘 현대선수들의 눈빛에는 살기가 돈다. 김 감독이 지난 3개월간 '실미도식' 지옥 훈련을 실시한 결과다. 김 감독의 독특한 훈련법은 지난해 12월1일 부임 첫날부터 예고됐다. 훈련에 앞서 고참 선수부터 체육관 청소를 하도록 한 것. 훈련시간도 크게 늘어나 오전과 오후, 야간 등 하루 8시간에 달했다.

연습 경기에서도 대충은 없다. 패한 팀은 맨발로 눈밭 달리기, 속옷 바람으로 눈 위에서 구르기, 쉬지 않고 필승 외치기 등 온갖 정신훈련을 받는다.

그러나 지옥 훈련에도 즐거운 시간은 있는 법. 재기 발랄한 김 감독은 선수들이 피곤해 하면 실수를 한 선수를 불러 '똥침넣기' 벌칙을 주는 등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식사 때는 스포츠신문 유머란에서 외운 최신 개그를 들려주며 긴장을 풀어준다.

김 감독은 그러나 아직 성에 차지 않는다. 목표인 삼성타도를 외치기엔 아직 멀었다는 것. 김 감독은 "처음과 달리 선수들이 집중력이 높아져 공을 좀처럼 코트에 떨어트리지 않는다. 이제부터 선수들을 더욱 담금질, 최강 삼성화재의 목을 서서히 조이겠다"고 다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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