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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눈에 담긴 "고독" 읽기/천경자 드로잉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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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눈에 담긴 "고독" 읽기/천경자 드로잉 展

입력
2004.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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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천경자씨의 드로잉을 모은 '천경자의 예술세계―진실이 담긴 회화' 전이 서울 쥴리아나 갤러리에서 24일부터 열리고 있다. 강렬한 원시적 색감의 채색화가로 알려진 천씨의 또 다른 작품세계를 볼 수 있는 기회다. 1970년부터 91년까지의 드로잉 30여 점이 나왔다. 종이에 먹, 사인펜, 연필 등을 사용하고 간혹 군데군데 채색을 입힌 작품들은 단순하면서도 섬세한 필치로 작가의 자화상과 이국 풍경, 우리의 일상을 그려낸다.천씨의 작품세계는 여인의 한(恨)과 고독으로 압축된다. "제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한결 같이 목이 길고 멍한 눈동자를 지녔어요. 의상은 화려하고 머리에는 예쁜 꽃을 꽂았지만 저는 그 화려함 뒤에 숨은 고독을 찾고 싶었어요." 이 말처럼 작가가 그려내는 여인상은 아무리 화려하더라도 삶의 고난, 숙명에 번민하는 이들이다. 그리고 그 숙명을 환상으로 넘어서려 하는 이들이다. "인간들은 누구나 현실을 뛰어넘고자 하고 신비와 환상을 쫓지요. 아마도 현실이 너무도 삭막해서 그럴 거예요."

무채색만의 드로잉에서도 천씨는 신비로운 눈빛으로 허공을 응시하는 여인을 통해 고독과 한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려 한다. 98년 미국으로 이주한 천씨는 올해 팔순으로 투병생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시는 3월 20일까지. (02)514―4266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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