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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출구조사도 10분의 1 꿰맞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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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출구조사도 10분의 1 꿰맞춰"

입력
2004.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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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아침 박근혜 의원이 지난 대선 때 복당(復黨)을 하면서 2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한나라당은 크게 술렁였다. 유력한 차기대표로 부상하던 박 의원이 이로 인해 낙마할 경우 당이 또다시 혼란이 휩싸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었다.그러나 문제의 돈이 "대선 당시 선대위 공동의장으로서 받은 유세활동비"라는 박 의원의 해명이 나오자 술렁임은 곧바로 검찰에 대한 강력한 성토로 바뀌었다. 이날 검찰의 불법자금 사용내역 발표를 겨냥, "출구조사마저 10분의1에 꿰맞추고 있다"는 비난이 잇따랐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복당 대가 여부를 강하게 부인한 뒤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유재만 대검 중수부 2과장이 방금 전화를 걸어와 '대가성이 없는 돈으로 파악되는 데 일이 이렇게 됐다'고 설명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의원들 사이에선 "박 의원을 상처내 당의 재기를 방해하려는 검찰의 치졸한 치고 빠지기"라는 비난이 봇물을 이뤘다. 홍사덕 총무는 "검찰이 노무현 대통령의 10분의1 발언에 맞춰 오늘 불법자금 사용 내역을 발표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대선자금 출구조사를 한답시고 지도부의 활동비까지 이 잡듯이 문제 삼으면 정치를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개탄스럽다"고 일갈했다. '구당(救黨)모임'의 권영세 의원은 "박 의원이 당내외에 먹힐 듯 하니까 이런 짓을 하고 있다"며 "민주국가에서 상대 당을 아예 침몰시키겠다고 작정하고 나오는 정권이 어디 있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남경필 의원은 "검찰이 심하게 장난을 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누가 봐도 우리 당 전당대회를 망치려는 기획수사"라고 주장했다.

최병렬 대표의 측근인 윤여준 의원도 "검찰이 우리 당의 전면에 나선 사람을 차례로 조준사격하고 있다"며 "이런 행태가 당장은 여당에 도움이 될지 몰라도 길게 보면 화(禍)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당 분위기 때문에 박 의원은 이번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 나서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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